우려하던 일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히어로즈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가입금 2차분 24억원 완납을 둘러싸고 벼랑끝 대치를 벌이고 있다.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이사는 1일 오후부터 자정까지 계속된 하일성 KBO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약속한 24억원중 12억원을 선납한 후 추가로 12억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KBO가 히어로즈의 요구조건을 수용했을 경우 추가로 12억원을 내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그러나 KBO는 가입금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다. KBO는 2일 오전 히어로즈구단에‘오는 7일까지 약속대로 조건없이2 4억원을 납부하라’는 최고장을 내용증명으로 보냈다.
이와 관련, 히어로즈는 이날“야구단운영에 대한 의지에 변함이 없으며 추
후 일정을 조정, KBO와 다시 만나 협의를 할 것”이라고 구단의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히어로즈와 KBO는 이르면 3일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즈는 또“KBO에 요구한‘조건’이란 히어로즈 구단이 프런트와 선
수단급여지급 등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 KBO 회원 자격 유지와 그밖의회원사로서의 권리보호 등을 문서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 관계자는“히어로즈가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회원사로서의 권리보호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일각의 소문처럼 어떻게 히어로즈를 강제 퇴출시킬 수 있겠느냐”며“히어로즈의 속내는 가입금 120억 원중 목동구장 개보수비용 등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40억원을 감면해주길 바라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KBO와 나머지 7개 구단들은 당초 약속대로 히어로즈가 24억원을 납부하는 게 도리라는 태도다. 지금처럼 가입금을 볼모로 KBO를 압박하는 상황이라면 야구단 운영에 대한 의지를 의심받게 될 것이라는 게 KBO와 7개구단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가 KBO가 정한 7일까지 24억원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프로야구는 파행을 피할 수없게 된다. KBO는 7일 이전이라도 히어로즈의 24억원 납부 의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이사회 소집을 검토한 뒤 7일 이후곧바로 이사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하일성 총장은“이사회의 결정을 지켜봐야겠지만 KBO로서는 무
슨 일이 있더라도 시즌 중에는 8개 구단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구체적으로 밝힐순 없지만 대안을 마련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야구규약제12조에의거해 히어로즈의 법정탈퇴가 선언되더라도 야구단이 해체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겠다는 뜻이다.
창단 당시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와 박노준 단장은 메이저리그식 경영으로 한국프로야구의 새지평을 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닻을 올린지 채반년도 안돼 메이저리그식 경영은 커녕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않아 프로야구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승택기자 lst@hk.co.kr
광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