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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잇단 외교결례, 단순 실수? 불만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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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잇단 외교결례, 단순 실수? 불만 표출?

입력
2008.07.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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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답방 약속→답방 연기 사실 일방적 발표→유감 표명 후 답방 문제 재논의→답방 일정 확정했으나 또 일방적 발표.’

우여곡절 끝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8월 한국 답방 일정이 확정됐다. 5개월 사이에 3번이나 한미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 때문에 한미동맹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뭔가 삐걱대는 분위기다.

미국 측의 일방적 답방 일정 발표 때문이다. 실수라고는 하지만 치밀해야 할 동맹 간 정상외교가 이렇게 어그러진 것은 어쨌든 미국의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특히 비슷한 상황이 일주일 사이에 두 차례 반복되면서 미국 측의 결례에 어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 오락가락 답방 일정

부시 대통령의 한국 답방은 4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이었다. 하지만 쇠고기 파동이 정점에 달하고 정부가 장관 고시를 연기하는 상황 속에 지난달 25일 미국 측은 석연치 않게 방한 연기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첫 번째 외교 결례 논란이 터졌다. 미국이 한국에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은 채 언론에 일방적으로 방한 연기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기간을 이용해 9일 일본에서 한미 정상이 만나기로 했고, 백악관 측이 발표 과정에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상황은 유야무야됐다.

이후 양측은 다시 물밑 논의에 들어갔고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지난달 29일 방한 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이 8월 8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길에 5, 6일 한국을 방문한다’는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양국 외교라인은 이 같은 내용을 언제 발표할지 조율 중이었다. 그런데 2일 새벽 미국 당국자가 또 8월 답방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해버린 것이다. 정부는 유감을 표시했고, 미국도 사과 의사를 전달해 왔다.

■ 미국의 의도된 실수(?)

정상회담은 외교의 꽃이다. 사소한 의전 하나하나를 양국이 협의한다. 정상외교 일정과 내용도 양국이 발표 일정까지 합의해 내용을 공개하는 게 관례다. 하지만 외교의 달인인 미국이 두 차례나 비슷한 실수를 반복했다. 무언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손사래를 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의도적이거나 틀린 얘기를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크지만 다 협의가 된 사항이고 그런 환경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에 단순 실수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도 “만약 미국 측이 한국을 압박할 의도가 있었다면 답방 자체가 성사됐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미국의 실수에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쇠고기 문제 처리과정에 대한 우회적 불만 표시이거나 방위비 분담,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등 첨예한 현안에서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간접 압박 전술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8월 답방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양국 관계 전반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한미동맹 미래비전’ 문제가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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