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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거세지는 애국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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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거세지는 애국심 논란

입력
2008.07.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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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베트남전 포로 경력을 평가절하하는 발언들이 나오면서 대선후보들의 군 경력이 대선에서 과연 어느 정도 위력이 있는지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백악관 입성을 위해 매케인 의원과 경쟁하고 있는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측은 “매케인의 포로 경력은 훌륭한 대통령의 자질과는 관계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오바마 의원의 군사ㆍ안보분야 고문인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사령관은 지난달 29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매케인 의원이 베트남전에 해군 조종사로 참전해 격추당한 뒤 포로 생활을 한 것이 훌륭한 대통령의 자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클라크 전 사령관은 이어 “나는 전쟁포로였던 매케인 의원의 군복무 경력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매케인 의원은 전쟁수행의 책임을 질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폭탄을 투하하라는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다” 고 덧붙였다. 일개 해군 조종사로서 갖게 된 포로 경력만으로 미군의 최고사령관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베트남전에서 겪은 매케인 의원의 5년간의 포로생활은 애국심의 상징이 돼왔고 이 같은 ‘전쟁 영웅’ 이미지는 매케인 의원이 가장 앞세울 수 있는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매케인 의원측의 반발이 거세지자 클라크 전 사령관은 “내 발언이 오바마 의원의 생각을 옮긴 것은 아니다”고 말했으나 발언 자체를 철회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매케인 의원의 포로 경력이 폄훼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2004년 대선에서는 군 경력을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에게 치명적이었다. 베트남전에 수상 수색 및 구조팀의 일원으로 참전했던 케리 의원은 그 공로로 무공훈장을 받았고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대회에서 군대 방식으로 “신고합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자신의 경력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러나 케리 의원과 함께 ‘스위프트 보트’에 타고 함께 구조활동을 했던 전우들이 나서 케리 의원의 전공이 과장됐다고 말하고 정치광고로 이 주장을 확산시키면서 케리 의원은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군징집 기피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던 터라 케리 의원의 군경력은 ‘절대 강점’이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역효과를 낸 것이다.

민주당 출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 당시 “베트남전에 징집되지 않게 해줘 고맙다”는 편지를 학군단 사령관에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기에 봉착했으나 베트남전 반전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이를 돌파하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2차대전 때 해군으로 참전, 자신이 탔던 배가 침몰되기도 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어떻게 전쟁영웅이 됐냐는 질문에 “그것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답했다는 일화도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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