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아내의 의사 결정 권한이 세지고, 여성의 사회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의 일자리는 주로 비정규직에 몰려있는 등 질적인 면에서의 고용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 통계청이 여성주간을 맞아 2일 발표한 ‘2008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서 진단한 우리 여성의 현주소다.
가계 씀씀이 등 각종 집안일을 결정하는 것은 주로 아내의 몫. 자녀 교육 문제나 재테크와 같은 사안에서도 남편보다 아내의 의사 결정 권한이 커졌다. 2006년 부부간 의사결정 권한 중 ‘일상생활비 지출’의 경우 부인이 결정하는 가구는 전체 기혼가구의 65.3%로 나타났다.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에서도 부인(39.2%)이 남편(3.1%)보다 압도적으로 결정권을 행사했다. ‘주택매매 및 이사’와 ‘투자 및 재산 증식’과 같은 재테크 문제는 부부 공동 결정이 대세지만, 3년 전과 비교하면 남편이 단독 결정하는 가구 비율이 소폭 줄었다.
여성의 사회활동은 늘어나고 있지만, 질보다는 양적 성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18대국회에 입성한 여성의원 수는 41명으로, 전체의 13.7%. 17대에 비해 0.7%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외무고시 합격자(31명) 가운데 여성의 비중은 67.7%였고 수석도 차지했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서도 여성합격자의 비율은 각각 49%와 35%에 달했다. 전문관리직에 종사하는 여성도 1997년 12.2%에서 지난해 19.3%로 증가했다.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 가구주도 꾸준히 늘어 5가구 중 1곳은 여성 가장이다. 하지만 여성 임금근로자의 5명 중 3명은 임시직 또는 일용직으로, 남성보다 일자리의 질이 열악했다. 전체 취업자 중 무급가족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여성(12.7%)이 남성(1.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이 일생동안 낳는 자녀수)은 전년보다 0.13명 늘어난 1.26명. 만혼 경향이 굳어지면서 2000년 여성들은 평균 26.5세에 결혼하고 이혼하는 여성의 평균 나이는 36.6세였으나 지난해에는 평균 결혼연령은 28.1세, 이혼때 나이는 평균 39.5세로 높아졌다.
기대수명은 2006년 태어난 여자 아이의 경우 남자보다 7세 많다.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는 여성이 447.9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사망원인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자살의 순. 남성보다 뇌혈관질환과 고혈압성 질환으로 숨지는 비율이 높았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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