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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진 6차 공판/ 이건희 前회장 법정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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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진 6차 공판/ 이건희 前회장 법정서 눈물

입력
2008.07.0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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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건희(66) 전 삼성그룹 회장이 법정에서 피고인 진술을 하던 도중 눈물을 내비쳤다. 아들 이재용(40) 삼성전자 전무가 증인으로 법정에 함께 출석한 탓인지, 이 전 회장은 평소와 달리 삼성후계 구도 및 경영철학 등에 대해서도 많은 말을 쏟아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 심리로 열린 삼성그룹 전ㆍ현직 경영진 8명에 대한 6차 공판에서 이 전 회장은 조준웅 특별검사팀과 변호인 측의 신문이 끝난 뒤 "삼성그룹 중 특별히 중요한 계열사는 무엇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라고 답했다.

이 전 회장은 이어 "삼성전자 제품 11개가 세계 1위인데, 아마 그런 회사를 또 만들려면 10년, 20년으로는 안 될 것"이라며 감정에 복받친 듯 한동안 울먹였다. 삼성생명에 대해서도 "국민의 생명을 쥐고 있는 것이고 적은 금액으로도 무거운 질병을 다스릴 수 있어 여러 면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한 것에 대한 세금이 너무 적다는 국민 인식에 대해 생각해 봤느냐"는 재판부의 이어진 질문에 이 전 회장은 "해 봤다"며 "증여할 때 타이밍(기회)이 좋아서 조금만 투자해도 주식이 빨리 올라갈 때였다. (증여할) 타이밍을 지시는 하지 않았고 완전히 운이었다"고 답했다.

후계구도와 관련해서는 "재용이 본인의 능력이 닿아야 하고, 그 능력이 후계자로 적당하지 않으면 (그룹을) 이어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재판부와의 문답 도중 "경영권 확보다 뭐다 말을 많이 하는데 100% 주식을 가져도 회사가 능력이 없으면 (능력있는 회사의) 1%만 못하다", "정말 강한 경영권이라는 것은 회사의 운영 및 기술개발을 잘하고 회사가 건전하게 돌아가는 것" 등의 말로 경영철학과 관련한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법정 출두 시 "아들에겐 도의적 책임이 없다"던 그는 피고인 신문에서도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모든 것에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피고인 신문에 앞서 증인으로 나온 재용씨는 "부친을 비롯한 삼성 임원들이 법정에 선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착잡함을 내비쳤다. "에버랜드 주식 소유가 이 전 회장의 지시에 따른 비서실의 조치가 아니냐"는 특검 측의 추궁에는 " 당시 의사결정에 내가 없어서 잘 모르지만 회장의 포괄적인 지시로 자산관리인이 취득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재용씨의 증인 신문에 앞서 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아들의 증언을 보지 않도록 재판부에 퇴정을 요청했으나 이 전 회장은 직접 "그냥 있겠다"고 말한 뒤 아들의 증언을 시종 굳은 표정으로 지켜봤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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