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형 민영 의료보험 시장에도 생보업계 ‘빅3’의 경쟁이 불붙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지난 5월 실손형 의보 특약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대한생명이 1일 실손형 의보 특약을 내놓으며 출사표를 던졌다.
실손형 의보상품은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입원비, 통원비, 처방조제비 등 병원에서 치료 받으면서 실제로 들어간 돈만큼 보장해 주는 상품이다. 지금까지는 손해보험사들이 독점했지만, 최근들어 생보사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기존 종신보험이나 치명적질병(CI) 보험에 특약으로 추가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생보 ‘빅3’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5월12일 실손형 의보 상품을 팔기 시작한 삼성생명은 지금까지 총 7만4,641건을 팔았고, 같은 달 20일부터 상품을 팔기 시작한 교보생명도 지금까지 2만9,992건의 양호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대한생명은 두 경쟁사와는 약간 차별화 된 상품특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고객이 직접 부담하는 치료비의 80%를 보장해주는 기본 틀은 비슷하지만, 한 건 가입으로 온 가족이 실손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점이 특색이다. 대한생명은 ‘대한파워플러스정기보험’의 실손 의보 특약에 가입할 경우, 배우자와 자녀 2명까지 함께 보장 받을 수 있게 했다.
‘빅3’외에 다른 생보사들도 실손형 의보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금호생명, 흥국생명 등이 8월 중 상품 출시를 예정하고 있으며, 동부생명과 신한생명도 가능한 빨리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실손형 의료보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생보사들에게 실손형 의료보험 진출이 허용된 것은 2005년 5월이었지만, 새 정부 들어서야 생보사들의 진출이 시작되면서 건강보험을 축소하고 본격적으로 ‘민간 의료보험’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보험사들이 실손형 상품을 내놓는 것과 건강보험 축소와는 무관한 것이며 공적 보험인 건강보험 기능을 축소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액형 보험과 실손보험을 동시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보험금을 노리고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경우 국민건강보험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직접 내는 치료비는 보험사가 준다고 해도,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는 비용은 건강보험공단에서 나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생보사들이 실손형 상품을 출시할 때, 개인 부담액의 80%만 보상하고 20%는 개인이 직접 부담하도록 제한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생보사들의 실손형 민영의료보험 진출에 따른 여러 우려점들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함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