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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어려워" 고유가시대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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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어려워" 고유가시대 백태

입력
2008.07.0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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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에 살아 남아라.

전쟁과 다름없는 유가의 고공행진 앞에 항공업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인천공항 화물청사. 매주 목요일 운항되는 캐세이 퍼시픽 화물기가 로고만 남겨둔 채 페인트를 모두 벗겨낸 모습으로 착륙했다. 이미 화물업계에서는 유명해진 ‘은빛 누드 항공기’는 보기에도 눈에 확 띄지만 그 경제효과 또한 만점이다.

동체의 페인트를 제거한 비행기는 무게가 약 200kg 가벼워지며 그로 인해 절감되는 유류비가 연간 3억 7,000여 만원으로 고유가시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대한항공 비행기 샤워장. 매주 정비사들이 비행기 동체의 먼지와 엔진에 유입된 오염물질을 세척한다. 엔진 세척만으로도 소모되는 연료량을 파격적으로 줄여 올 상반기만 16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니 구석구석 샤워해줄수록 돈이 굴러 들어오는 셈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고유가시대를 극복하는 곳은 항공업계뿐이 아니다. 경기 광주의 특전교육단. 이곳은 매주 전국에서 모여든 특전 대원들이 고공 강하훈련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낙하산을 멘 대원들 앞에는 수송기 대신 헬륨가스를 가득 채운 기구가 등장했다.

1985년 벨기에에서 들여온 기구가 다시 각광을 받는 이유는 고유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C-130H 수송기 한대가 이륙하면서 드는 비용은 100만원 가량이지만 기구 한 대가 뜨는데 드는 비용은 단돈 5,000원이면 족하다. 하루종일 특전 대원들이 강하훈련을 한다고 해도 몇 만원이면 해결이 가능하다.

고유가 극복의 노력은 개인에게도 일고 있다. 태양광주택이 밀집한 경남 진해 이동마을은 남는 태양광전력을 한전으로 역송전해 계량기가 거꾸로 돌아가는 기현상도 볼 수 있다.

서울야경의 자랑이었던 한강의 대교들도 점등시간을 늦추고 소등시간을 앞당겨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고 있다. 또 800여명 중 200여명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경남 창원시청 직원들은 자동차 기름값을 아끼고 건강도 챙기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연일 급등하는 국제유가 소식과 더불어 폐업하는 주유소, 조업을 중단한 채 시름하는 어민 등 우울한 뉴스가 신문지면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고진감래라 했던가. 힘든 시기에 절약정신을 기르는 긍정의 힘이 필요하다. 군대 정비창에 써 붙였던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구호가 문득 떠오르는 지금. 고유가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상도 닦고 조이고 기름쳐야 할 때다.

조영호 기자 vol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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