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출신 장사 1호로 일본 씨름 스모계에 진출했다가 귀국한 사람이 의원으로 당선돼 양국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달 29일 실시된 몽골 국민대의회 총선에서 수도 울란바토르의 손가노하일한 선거구에 야당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의원으로 선출된 다바 바트바야르(35).
바트바야르는 4명을 뽑는 선거에 무려 23명이나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경쟁을 벌인 선거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해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가 입후보한 선거구에는 현직 외무장관과 전직 재경장관, 상공장관, 농업장관 등 쟁쟁한 인물들이 대거 몰렸다.
바트바야르는 일본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막상 1등으로 당선되고 나서 나 자신도 무척 놀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06년 스모계에서 은퇴, 고국으로 금의환향한 뒤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경제발전이 진행되면서 더욱 벌어지는 빈부의 격차와 환경 파괴를 보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정계 진출을 결심했다고 한다.
선거기간 과거 일본에서 몽골 장사의 선구자로서 매스컴을 타면서 이름을 날린 유명세 덕분에 유권자의 압도적인 성원을 받았다.
바트바야르는 앞으로 의정 단상에서 “유목민 등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 향상과 고비사막의 녹화 등 지구온난화 대책 등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18세이던 지난 1991년 ‘재팬 드림’을 꿈꾸며 일본의 스모계에 입문했다. 97년 3월 몽골인 장사로는 처음 산약쿠(三役)에 승단해 몽골 후배인 아사쇼류(朝靑龍)와 하쿠호(白鵬)가 2004년과 작년 각각 챔피언인 요코즈나에 등극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바트바야르는 개인적으로 요코즈나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네 번째 순위인 고무스비(小結)까지 오르는데 그쳤지만 수많은 몽골 장사를 일본의 각 스모 도장에 소개하는 역할을 맡아 이들의 성공을 도왔다.
2004년에는 명문 와세다 대학의 인간과학부 통신과정에 입학해 만학의 열정을 불태워 단순한 스모선수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현역 스모선수 시절부터 일본에서 땀을 흘려 번 돈을 몽골에 모두 송금하고 친척들을 앞세워 자신의 선수명을 딴 교쿠슈잔(旭鷲山) 그룹을 설립한 뒤 사업을 일궜다.
그는 또 ‘교쿠슈잔 발전기금’을 만들어 대규모 자선활동을 펼치면서 몽골의 빈민 구제와 청소년 육성에 힘을 쏟아 영웅으로 존경을 받았다.
일본에 귀화하지 않은 바트바야르는 은퇴 후 영주권을 반납하고 몽골로 돌아와 사업가로서 활동을 본격화했으며 현재 통신과 건설, 무역업 등에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재벌로 발돋움했다.
지성파 장사로 불리던 그는 모국어인 몽골어는 물론 일본어, 러시아어, 한국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세계를 무대로 하는 비즈니스맨으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