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 반영 '대의원' 선 박희태 유리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려온 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이 결승선을 앞두고 있다.
이미 최고위원 한 자리를 확보한 박순자 의원을 제외하고 4등까지 결승선을 통과하게 하는데 대충 그 윤곽은 드러났다. 문제는 순서다.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이 격차가 거의 없는 양강을 형성한 게 초기 구도였다면 대의원에서 격차가 다소 벌어진 게 최근의 모양새다. 이른바 친이명박계 당협위원장들이 최근들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결과다. 내일신문의 최근 대의원 여론 조사 결과는 박희태 정몽준 허태열 공성진 순이었다.
통상 전당대회 결과는 전당대회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당협위원장들이 ‘누구를 찍으라’는 오더를 내리면 대의원들은 대개 따라간다. 그래서 위원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전대 결과를 좌우하기 마련이다. 박 전 부의장 측은 이를 근거로 “앞으로 1, 2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친박근혜계라는 조직 기반을 가진 허 의원 측도 “최근 급상승세를 탔다. 2위 자리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 의원 측 역시 “박 전 부의장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은 두 번째 표를 공 의원에게 던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직에서 밀리는 정 최고위원으로선 최근의 흐름이 다소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다. 당초 자신들을 지지했다가 친이ㆍ 친박 측의 조직적 움직임에 따라 빠져나가는 대의원 표를 어떻게든 붙잡아야 한다. 정 최고위원이 요즘 “전당대회가 더 이상 계파 대결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놓아 외치는 이유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 측은 “대의원 줄 세우기에 따른 표 이탈은 어느 정도 예상했었는데 오히려 생각보다 이탈 표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 측이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30%가 반영되는 일반국민 상대 여론조사다. 무응답층을 배제하고 표 계산을 하기 때문에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이 의외로 크다. 문화일보의 1일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정 최고위원이 24.5%, 박 전 부의장 17.1%, 로 조사됐다. 이를 표로 환산하면 약 1,000표 정도 격차다. 무시 못할 크기다. “대의원 표 대결에서 최대한 격차를 줄여놓으면 여론조사로 충분히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게 정 최고위원측 계산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 추미애 추격에 '정세균 대세론' 주춤
통합민주당 전당대회가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후보들의 대의원 표심잡기 경쟁이 뜨겁다. 당 대표든, 최고위원이든 아직은 대체적 당락의 윤곽만 잡혀 있을 뿐 누구도 최종 결과를 장담하긴 어려워 보인다.
당 대표 경선은 흥행요소가 생겼다. 중반전까지 굳건해 보였던 '정세균 대세론'이 한풀 꺾이는 형국이다. 최근 천정배 이종걸 의원, 우원식 최재천 노웅래 전 의원 등 개혁파의 지지세를 업은 추미애 의원이 맹추격을 시작한 것. 여기에 정대철 고문도 완만한 상승세다. 물론 아직까지는 정세균 의원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지만 추세만 놓고 보면 완승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 의원과 정 고문의 단일화 여부가 막판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1일 열린 광주ㆍ전남 시도당대회에서 양측은 "당원들의 계파 혁파 요구를 담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추 의원) "지향하는 목표가 비슷해 단일화에 공감한다"(정 고문)는 등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하지만 문제는 양측 모두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1차 투표까지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물론 당내에선 이념적ㆍ노선적 차이가 큰 두 후보의 단일화가 오히려 정치적 역풍을 불러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추 의원 측 일각에서 단일화에 부정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9명의 후보 중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의 열기도 뜨겁다. 현재까지는 김민석 전 의원과 송영길 김진표 의원이 3강을 형성하고 있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관전 포인트는 나머지 2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이냐다. 당장은 광주ㆍ전남권의 지지세가 많은 박주선 의원, 정동영계와 김근태계의 지원이 시작된 문학진 의원, 친노진영의 상징격인 안희정 전 참평포럼 집행위원장 등이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당 대표 경선과 달리 대의원 1인당 2표를 행사할 수 있어 최종 결과는 안개 속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3강 후보 진영과의 제휴 여부에 따라 나머지 2자리의 주인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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