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알제리 산악지대가 알카에다의 유럽 테러 준비 전초기지로 자리잡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NYT는 ‘마그레브(리비아ㆍ튀니지ㆍ알제리ㆍ모로코 등 아프리카 북서부를 통칭하는 아랍어)의 알카에다’(AQIM) 지도자 아브델마렉 드룩달(38)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AQIM이 알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명령에 따라 유럽인 인질납치 등에 관여했다고 전했다. AQIM은 2004년 한국인 김선일 피살사건 지휘자로 알려진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2006년 미군에게 살해될 때까지 테러에 동참했다.
NYT에 따르면 드룩달은 폭탄제조 전문가로 12년 전 알제리 반군에 합류했으며 현재 동부 산악지대를 근거지로 300~400명의 무장세력을 거느리고 있다. 알제리는 산악지대가 넓어 은둔하기 좋은데다 유럽과 가까워 유럽국가 테러 전초기지로 최고의 입지를 갖고 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이 때문에 1994년부터 알제리 반군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반군들은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인 빈 라덴의 공조 제안을 거부했었다.
반군은 그러나 알제리 군사정부의 대대적 공세로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잃는 등 세가 급속히 약해지자 알카에다로부터 자금과 병력을 공급받기 시작했다. 이후 급속히 세를 불린 반군은 ‘알제리 정부 타도’에서 ‘이교도에 대항하는 지하드’로 목표를 바꾸고 과거 알제리를 식민통치한 프랑스를 중심으로 조직을 유럽 전역으로 확산했다. 프랑스 첩보조직 책임자는 “AQIM이 알제리 테러조직에서 국제 지하드 운동의 주축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의 한 정보요원은 알 자와히리가 드룩달에게 보낸 비밀 서한을 가로챘다. 서한에서 알 자와히리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된 덴마크 만화의 재출판을 언급하며 드룩달에게 보복을 요청했다. NYT는 이 편지가 알카에다가 북아프리카에 또 다른 테러 전진기지를 구축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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