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누가 먹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누가 먹나?

입력
2008.07.02 04:18
0 0

중국음식을 배달해서 모든 돈으로 ‘후닥닥’이라는 치킨점을 낸 후배가 있었다. 개업한 지 보름만에 조류독감이 왔고, 후배는 처절히 망했다. 정부요인들이 카메라 앞에서 열심히 삼계탕을 먹어도, 아무리 안전하다고 홍보해도 소용이 없었다. 소비자는 혹시 모르는 것을 먹느니 안 먹고 말았던 거다.

미국산쇠고기가 유통된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살 가능성은 적다. 30개월 미만은 안전하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진실로 30개월 미만만 들어온다는 것을 믿기 어려운데다가, 30개월 미만이라고 해서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으니, 차라리 안 먹고 말 테다. 호주산과 한우도 덩달아 안 팔릴 게다. 원산지표시를 해놓아도 일반인들은 구분할 능력이 없고 성실하게 믿을 마음도 부족하니까.

그럼 미국산쇠고기는 하나도 안 팔리고 폐기처분 되는 걸까? 아닐 거다. 그토록 힘들게 수입해온 정부와 수입유통판매에 관련된 이들이 대책 없이 망하겠는가. 밤새 정체성의 혼동 속에서 촛불을 막아야 하는 전의경들과 나라 지키는 군인들의 식판에 가장 먼저 오르게 될까? 그런데 이상하다. 왜 아직도 정부요인들은 카메라 앞에서 한우가 아니라 미국산쇠고기를 먹으며 “이것 보세요, 괜찮잖아요!”라는 쇼를 벌이지 않는 걸까? 그들도 꺼림칙하기는 한가 보다.

소설가 김종광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