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민노총의 희한한 파업 명분과 방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민노총의 희한한 파업 명분과 방식

입력
2008.07.02 04:19
0 0

민노총이 예정대로 총파업할 모양이다. 오늘 금속노조의 2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3~5일에는 매일 5만명의 조합원이 ‘상경투쟁’을 벌이고, 저녁에는 촛불집회에도 참가하겠다는 것이다. 민노총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감안해 9월까지 파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서는 투쟁 수위를 높여 전기도 끊고 철도를 멈추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민노총이 내세운 가장 큰 파업 명분은 물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다. 불법 정치파업이 분명한데도 민노총이 내놓은 해석이 걸작이다. “노동자가 광우병에 걸려서 노동력을 상실하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아니면 군대 가서 광우병 소 먹고 잘못 되면 임금에 막대한 손실이 오는데 어떻게 근로조건과 무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실도 아닌 미래, 그나마 개연성이 희박한 일 때문에 몇 달 동안 총파업을 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국민들은 그보다는 그들의 파업으로 입을 국가 경제와 사회불안을 더 걱정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민노총은 이번 파업을 “생산에 타격을 주면서도, 국가 경제에 미치는 손실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세상에 과연 그런 파업이 있을지 모르겠다. 생산의 타격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어디로 간단 말인가. 경제가 개인 따로, 기업 따로, 국가 따로란 말인가. 결국 여론을 호도하고, 불법파업을 합리화하려는 궤변에 불과해 보인다. 더구나 물가폭등 대책은 파업보다는 노사가 힘을 합쳐 극복해야 할 과제다.

노동자만의 문제인 임금이나 복지로만 파업을 하면 욕을 먹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민노총의 주장 역시 억지다. 오히려 반대다. 열악한 근로개선을 위한 정당한 파업이라면 국민들도 지지한다. 더구나 만에 하나, 이번 파업에 민노총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계산이 숨어 있다면 더욱 안될 말이다. 민노총은 쇠고기 문제 하나로 나라 전체 경제를 흔드는 어리석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사측은 엄정 대처 일변도보다는 대화와 설득 자세를 보여야 한다. 말없는 국민 다수의 불안한 마음을 깊이 헤아린다면 오히려 그런 대응이 나을 수 있다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