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저래.’ 관객의 첫 반응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슈퍼영웅이 알코올 중독에 하는 짓마다 박수는커녕 손가락질만 받는다. 이착륙 시 속도를 줄이지 못해 도로를 늘 폭격 맞은 듯 뒤집어놓고, ‘오버’해 사건을 해결하는 바람에 도시는 재정 적자에 허덕인다. 꼬맹이들까지 모두 그를 ‘애솔(assholeㆍ병신)’이라고 부른다. 고소고발 사건만 600건을 달고 있는, 우리 시대 슈퍼맨 핸콕이다.
하나의 트렌드가 된 할리우드의 영웅 뒤집기. 핸콕은 그 극단을 보여준다. 면도도 하지 않은 푸석한 표정(이 배우가 <나쁜 녀석들> 의 피부 곱던 윌 스미스 맞나?)에 노숙자 패션, 열 받으면 어린 아이도 집어 던져 버리는 까칠한 성격이다. 지나는 여자들을 집적대고 음주 비행을 하다가 버드 스트라이크로 고생한다. 나쁜>
핸콕의 인생이 바뀌는 것은 PR전문가 레이(제이슨 베이트먼)를 만나고부터. 모두가 피하는 핸콕에게 레이는 “당신을 존경받고 사랑받는 존재로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한다.
그가 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교도소 자진 수감. 인내하는 법을 배워가며 핸콕은 사람들의 호감과 잃어버린 자신의 정체성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하지만 레이의 아내 메리(샤를리즈 테론)에게 묘한 감정이 드는 것을 주체할 수 없다.
한가운데서 영화는 깜짝 반전, 아니 확장을 시도한다. 1차원적으로 진행되던 영화의 전개가 급작스레 꺾이며 출렁대기 시작한다. 문제는 그 뒷갈망이 매끄럽지 않다는 것. 아이디어 자체는 좋지만 영화는 넓어진 폭을 감당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 허허실실 유머와 현란한 액션으로 덮기엔, 일을 너무 크게 저질렀다. 영화 속에서 핸콕이 어렵게 배우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말, ‘잘했어(good job)’를 이 영화가 듣기는 어려울 듯. 2일 개봉. 12세 관람가.
유상호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