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 주요 8개국(G8) 확대정상회의(7~9일)를 일주일 앞두고 시민사회단체의 정상회담 반대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본 정부는 전국에서 소집한 4만여 경찰을 도야코 일대와 도쿄(東京)에 배치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반세계화 운동가와 노동조합ㆍ시민단체 회원 1,300여명이 G8 반대 시위 도중 처음으로 29일 도쿄 시부야(澁谷) 신주쿠(新宿) 일대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해 8명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됐다.
5일에는 정상회담장에서 100㎞ 떨어진 삿포로에서 각국 반세계화 단체가 집결하는 ‘도전 G8 평화행진’ 행사가 열린다. 행사 진행을 맡은 ‘홋카이도 피스네트’는 “비폭력이 원칙이며 5,000~6,000명이 참가 신청했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일부 폭력사태를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전했다.
반세계화, 노동 착취 근절, 선주민족 보호 등을 앞세운 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대표적인 것이 우카이 사토시(鵜飼哲ㆍ히토쓰바시) 이와사키 미노루(岩崎稔ㆍ도쿄외국어대) 교수 등 일본 진보학자들이 마련한 ‘G8 대항 국제포럼’이다. 반세계화 운동에 동참하는 세계 각국의 학자, 언론인 등을 초청한 이 행사는 30일 시작돼 1일까지 도쿄 주오(中央)대 메이지(明治)대에서, 3일에는 홋카이도대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독일 하일리겐담 정상회의 때 3만명이 넘는 각국의 반세계화 운동가들이 집결했던 것을 염두에 둔 일본 경찰은 시위에 참가할 우려가 있는 외국인을 입국 단계에서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30일에는 반세계화 행사 참석을 위해 입국하려던 18명의 외국인 프리랜서 기자와 반세계화 운동가들이 10시간 이상 공항에 억류됐고 일부는 입국 거부당했다.
G8 정상이 숙박하는 도야코는 말할 것도 없고 확대 참가국 정상이 머무는 삿포로 시내의 주요역과 각국 총영사관, 번화가 등에는 전국에서 소집된 경찰관들이 이미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도쿄 치안도 홋카이도 못지 않다. 2005년 영국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 G8 회의가 런던에서 일어난 연쇄 폭탄테러로 피로 얼룩진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특별 소집한 1만명으로 ‘특별기동대’ 등을 조직해 가두순찰, 차령 검문을 하고 있다. 도쿄역 등 주요 역과 번화가 곳곳에는 경찰봉을 지닌 경찰들이 거의 수십 m 간격으로 늘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