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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8개월 만에 大作 드라마로 안방 컴백 앞둔 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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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8개월 만에 大作 드라마로 안방 컴백 앞둔 연정훈

입력
2008.07.0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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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집어서 말할 순 없는데 약간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어요.”

단정하고 반듯해보이는 이미지 때문일까. 배우 연정훈(31)에겐 인생 막장, 비루하고 처절한 하류 인생으로 파격 변신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돌려 묻고 싶었는데 그의 입에서 먼저 튀어나왔다.

“영화 <스위트 드림>(미개봉)에서 깡패 역할을 맡았었는데, 애석하게 아직 개봉을 못했어요. 그 영화 찍으면서 진형태 감독님과 술자리에서 난상토론을 참 많이 했는데, 어느날 그러셨어요. 정훈이는 뭔가 하나만 터지면 될 것 같다고. 뭔가 부족한 느낌, 공감해요. 감독님도 저도 그게 정확히 뭔진 모르겠는데 연기하면서 하나씩 찾으려고요.”

1999년 데뷔한 후 영화 <키다리 아저씨>, MBC 드라마 <슬픈 연가>등에서 부드럽고 지적인 역할을 해온 그는 8월 방영 예정인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연출 김진만 극본 나연숙)에서 출생의 비밀을 안고 몸부림치는 검사 이동욱 역을 맡아 드디어 연기 변신을 꾀한다.

지난해 10월 군 제대 후 8개월 만에 나타난 그는 체중을 10㎏이나 감량해선지 골이 팬 얼굴로 변신의 의지를 내비쳤다. “동욱은 말라야 해요. 착하고 순수한 엘리트 청년에서 출생의 비밀이란 불가항력적인 환경에 의해 극단적인 감정 변화를 겪거든요. 드라마상에서 성격이 가장 많이 변하는 인물이에요.”

SBS 화제 드라마 <모래시계>를 연상케 하는 <에덴의 동쪽>은 1960, 70년대 독재정권 시절 절박했던 학생 운동 세대의 고뇌와 산업화의 그늘에 희생된 노동자의 비참한 삶 등을 그린다. 절박하고 우울했지만 그만큼 진지하고 순수했던 시대의 감성을 녹여내야 한다.

비교적 순탄하게 살아온 그가, 출생의 비밀이 드러난 후 ‘자신이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직면하는 동욱의 혼란스러움을 어떻게 표현해낼까. “순탄하게 살아왔죠. 하지만 배우 뿐 아니라 연출자나 작가가 모든 걸 경험하고 작품을 만들 순 없잖아요. 탄광촌의 현실을 면밀히 관찰하고, 실제에 가깝게 표현해내려 함께 논의하고 노력하는 거니까요.”

인생이 갈팡질팡 ‘갈 지(之)’자를 그리며 살아온 것만 같은 혼란스러움에 빠진 적이 있냐는 질문엔 대한민국 보통 청년의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걸 워낙 좋아했어요. 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과 활동도 열심히 했고. 그땐 거의 먹고 죽자는 분위기죠 뭐. 99년에 단역으로 데뷔는 했지만 이 길은 내가 갈 길인 아닌가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었어요. 그러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 내가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거 같아요.”

천천히 하나하나 알아가고 배워가겠다는 그는 배우의 업(業)인 변신을 “즐겁고 설레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흔히 저를 떠올리면 부드럽고 지적인 면만 생각하시는데 배우로서 어떤 이미지에 국한됐다는 건 안 좋은 것 같아요. 망나니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모든 남자 배우들의 로망이잖아요. 인생의 실패자? 어! 그것도 좋아요.”

배우 가족으로 잘 알려진 그에겐 아버지 연규진(63)과 아내 한가인(27)의 이름이 연관 검색어처럼 늘상 따라 붙는다. “그렇게 살아와선지 불편한 건 잘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어느 식당에 가든 (아버지를) 알아보고 늘 사인을 하고 계셨으니까. (아내도) 욕심이 많아서 작품도 다양하게 하고, 워낙 알아서 잘 해요.”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 서로에게 조언을 얻을 뿐 캐릭터 연구나 대본 연습, 모니터를 함께 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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