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베이징(北京) 시내 지하철 2호선과 13호선이 만나는 동즈먼(東直門)역. 시민들은 이날 시작된 올림픽 대비 지하철 보안 검색에 차분히 응했다. 휴일이어서인지 검색으로 인한 혼잡은 거의 없었다.
시민들은 공항에서만 본 X레이 검색기에 핸드백과 가방을 넣은 뒤 개찰구를 지나 금속탐지기를 들고 서 있는 검색원들을 통과했다. 검색원들은 모든 승객을 검색하지 않고 큰 물건을 들거나 의심스러운 물질을 든 이들만 선별 검색하는 융통성을 보였다. 하지만 30일부터 출퇴근 시간대에는 적지않은 혼잡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당국은 총기류, 폭발물, 인화성물질, 도검류 등 8종을 휴대금지 품목으로 정했다. 이제 1리터 이상의 백주(고량주)를 휴대하고는 지하철에 오를 수 없다.
이렇듯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베이징 시내의 보안 검색이 부쩍 강화됐다.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는 26일부터 기관총 소지 보안팀이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올림픽 주경기장인 국가체육장 부근에는 지대공 미사일도 배치했다. 지하철 보안에는 3,000여명의 요원이 투입된다.
보안 검색 강화는 최근 미국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경호원 600여명의 입국 허용을 요청한 소식과 맞물리면서 올림픽 기간 중 보안 수준을 짐작케 한다. 올 봄 올림픽 전후의 테러 위협을 이유로 자국인의 베이징 방문 자제를 호소했던 미국은 알카에다와 이슬람 극단주의자 등의 테러 위협 가능성을 거론하며 부시 대통령 경호원의 무기 휴대 허용도 중국측에 요청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28일 국가체육장을 완공함으로써 37개 올림픽 경기장을 완비했다고 밝히고 “올림픽 준비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35억 위안(5,000억원)이 투입돼 길이 330m, 높이 68m, 총면적 25만6,000㎡ 규모로 지어진 국가체육장은 9만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새 둥지를 닮았다는 이유로 냐오차오(鳥巢)라는 별칭을 얻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27일 공산당 정치국 회의를 통해 “올림픽 개최 준비가 기본적으로 완료됐다”고 선언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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