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세종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매일 밤 거리시위가 반복될 때마다 경찰과 시위대 양측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며칠째 계속되는 경찰과 시위대 간 극한 충돌로 양측 사이에는 격한 감정의 앙금이 쌓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거리시위는 시작과 동시에 격렬한 양상을 띠고 있다. 폭력이 폭력을 부르고, 더 큰 폭력사태가 초래되는 ‘악순환’이 날마다 거듭되고 있는 셈이다.
일상이 돼 버린 과격 폭력시위의 원인 제공자는 경찰과 시위대 중 어느 쪽이며, 누구에게 이 폭력시위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일까. 거리시위의 일반적인 전개 양상을 보면 대략적이나마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시위대는 촛불집회를 마치면 어김없이 청와대로 향하게 되고, 주로 세종로 사거리에 대기하고 있는 경찰 저지선과 맞닥뜨리게 된다.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양측간 충돌이 시작된다.
일부 과격 시위대가 전경 버스에 밧줄 등을 걸고 차벽에서 끌어내려 하거나 모래주머니를 쌓은 뒤 버스에 올라가 차벽을 넘어서려고 하는 순간, 팽팽한 대치 상황은 격렬한 충돌로 변하게 된다. 경찰로서는 청와대로 가겠다는 의도를 가진 시위대의 저지선 돌파를 구경만 할 수 없기에, 물대포를 쏘는 등 물리적 대응을 하게 된다.
경찰의 무차별적 대응은 시위 진압은커녕 시위의 강도만 높이고 있다. 일부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을 구실로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물대포를 발사하면서 시위 현장 분위기는 격앙된다. 시위대의 접근을 막으려고 뿌리는 소화기도 시위대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되고 있다.
고시 관보 게재 이후 여론이 바뀔 기미를 보이자 바로 강경진압으로 선회한 것도 시위 격화를 초래했다. 실제 경찰의 ‘여대생 군홧발 폭행 사건’ 이후 시위대에 대한 무대응 원칙으로 일관했을 때에는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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