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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소형차 주문 물밀듯 "특근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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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소형차 주문 물밀듯 "특근해서 행복합니다"

입력
2008.06.30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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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울산 현대자동차 제1공장의 샷시라인. 엔진ㆍ변속기 등 구동장치를 차체에 조립하는 근로자들은 숙련된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수출용 소형차를 만드는 이 곳의 근로자들은 3~4개월 전만해도 일거리가 많지 않아 고민이었다. 주로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는 베르나와 클릭에 대한 수요가 적어 밤낮 교대로 하루에 정규근무시간(8시간)만 일을 했다. 월 3만대는 생산해야 하는데 수출 주문이 적어 “이렇다가 생산라인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터져 나왔다.

그런데 최근 공장사정이 확 바뀌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베르나(수출차량명 ‘ACCENT’)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달 16일부터는 하루 두 시간씩 연장근무까지 하게 됐다. 이달 말까지 특근도 두 번 예정돼 있다.

고유가 여파로 세계 각국의 소형차 생산공장이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전통적으로 소형차가 맥을 못 췄던 미국시장에서도 최근 연비가 좋은 베르나 돌풍이 일고 있다. 지난해 6월 1만1,000대였던 수출 주문량은 올 6월 두 배 가까운 2만대로 늘었다. 올 7월 주문량은 2만8,000대로 전년 동기(9,000대)의 세 배 이상이다.

중ㆍ대형차를 선호하던 미국 소비자들이 소형차에 몰리는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경기둔화와 휘발유 값 급등이 주 요인이다. 휘발유값은 지난해 초 갤런당(1갤런=3.79ℓ) 2.2달러에서 6월에는 두 배인 최고 4.4달러까지 급등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ℓ당 300원 하던 휘발유값이 최근 3년새 1,100~1,200원으로 오르면서 미 소비자들도 소형차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형차 수요가 급증하자 의기소침해 있던 1공장 근로자들은 요즘 희색이 만연하다.

울산1공장 의장1부 임상대 반장은 “고유가로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얘기가 있지만, 소형차 분야에서는 남의 얘기”라며 “최근 근무시간이 늘어나고 특근까지 할 수 있게 돼 공장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기뻐했다. 주말 야간에 일하는 특근의 경우 하루에 평균 25만원 가량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 2회 특근의 경우 한 달에 50만원의 추가 수입이 생긴다.

소형차의 인기는 해외시장뿐만이 아니다. 내수도 폭발적이다. 올해 들어 경차 기준 확대(800cc→1,000cc)의 수혜를 입는 모델은 기아차 모닝. 기름값 절약은 물론이고 취득ㆍ등록세 면제에다 각종 통행료 할인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1~5월 판매량은 4만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25대)의 네 배에 육박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 주문하면 연말에야 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울산1공장 이석동 관리지원이사는 “유가 고공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소형차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내달에도 연장 근무와 특근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울산=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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