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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실버' 70세 면접조사원 최혜송씨 "체면 잊고 다양한 사람 만나 명함과 함께 노년 행복 수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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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실버' 70세 면접조사원 최혜송씨 "체면 잊고 다양한 사람 만나 명함과 함께 노년 행복 수북이"

입력
2008.06.30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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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이 높아지면서 재취업을 원하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50대 재취업률은 매년 기록을 갱신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폭발적인 구직 수요를 감당할 만한 노년층 일자리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파트 경비원 환경미화원 주차관리인 정도가 전부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만난 최혜송(70ㆍ사진)씨는 마치 이 같은 선입견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 여러 장의 명함을 펼쳐보였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 부속 ‘탑리서치그룹’을 비롯해 에너지관리공단, 코리아리서치 등 알만한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로고가 붙은 명함이었다. 그는 “5년간 리서치 업무를 해오면서 조사를 의뢰한 기관들이 만들어준 명함만 수십 장이 넘는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가 하는 일은 쉽게 말해 ‘면접조사’다. 일반 리서치 회사에서 면접조사를 실시할 때에는 대학생이나 주부사원을 뽑아 진행하는 게 보통이지만, 응답자가 기업체나 관공서의 중간 관리자급 이상일 경우에는 조직에서 근무경험이 있는 노인들을 뽑아 진행한다.

20년간 직업군인(공군 항공기 정비장교)으로 일하다 47세(1985년)에 전역한 후 그는 무역회사와 오피스 관리소장 등을 거쳤다. 모든 일을 접고 서울로 올라온 때는 65세 되던 2003년. 이미 군인연금과 직장연금, 슬하의 자식(1남2녀)들이 보내는 돈만으로도 먹고 살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그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일을 쉴 생각이 없었다.

당시 면접조사 업무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친구 소개로 찾아간 리서치업체 KDN(코리아데이터네트워크)에서 였다. 첫 임무는 제지회사 기계장비 현황에 대한 조사. 정비장교 출신으로 기계에는 일가견이 있었던 그에게는 식은 죽 먹기와 같은 일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일거리가 들어왔다. 면접조사원으로 일한 지 4년째 되던 지난해 그는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 취지에서 만든 ‘탑리서치그룹’의 초창기 멤버가 됐다. 경력과 연륜을 인정 받아 2년째 그룹 회장까지 맡고 있다.

물론 최씨는 일하는데 어려움도 있지만 보람이 더 크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람들이 면접을 거부할 때는 스트레스도 상당하지만 조사를 위해 만난 청와대, 기업 등의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도 많다”고 했다. 그는 또 “보통 하루 3만보 이상을 걷게 되니 건강에도 좋고, 생활비를 무조건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면접조사 한건 당 수입은 5,000원. 일만 꾸준히 들어올 경우 한 달에 100만~150만원 수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노인들이 취업하기 어려운 가장 큰 요인으로 ‘체면’을 꼽았다. 그는 “탑리서치그룹에 근무하고 있는 분들은 대기업 임원, 사장, 기자 등 다양한 직업군 출신”이라며 “과거 경력에 집착해 대접 받기만 바란다면 일자리가 생겨도 버티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답게 죽는 것보다 더 힘든 건 아름답게 늙는 일’이라는 앙드레 지드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산다”며 “늙어서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고령자 취업을 위한 TIP

1.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2. 직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

3. 과거 경력에 집착하여 대접받기를 바라지 말자.

4. 연장자 선배로서의 모범을 보이자.

5. 권위의식을 내세우기 보다는 이해하고 협조하는 자세를 보이자.

6.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함을 유지하자.

7.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길 줄 알자.

8. 꾸준한 노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을 하자.

9. 매사에 항상 적극적인 자세를 갖자.

10. 대화로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익히자.

11. 기초적인 인터넷 사용방법을 익히자.(이메일 이용법)

12. 이력서 작성하는 방법을 익히자.

※ 자료: 커리어(www.career.co.kr)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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