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시절 현역의원만 60~70명에 달해 최대계파를 형성했던 '정동영(DY)계'가 7ㆍ6 전당대회를 앞둔 통합민주당의 재편기를 맞아 사실상 뿔뿔이 흩어졌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대선과 총선에서 연패하면서 공식적인 정치활동을 중단한데다 2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어서 구심점도 사라졌다.
정 전 장관은 28일 경기 파주의 야외식당에서 팬클럽 '정통들' 회원, 대선 및 총선 당시 활약한 실무진 등 300여명과 함께 환송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당권주자인 추미애 의원도 참석했다. 정 전 장관을 환송하는 자리였지만 DY계의 마지막 만찬처럼 느껴졌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었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보여준 DY계의 결속력과 조직력을 높이 평가, 러브콜을 보낸 것도 DY계 '해체'의 한 요인이 됐다. 정 전 장관의 최측근인 박영선 의원은 당대표 주자인 정세균 의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대선 선대본부장을 지낸 박명광 전 의원은 정대철 상임고문의 캠프 후원회장을 맡았고 강창일 의원, 홍보전략을 총괄했던 윤흥렬씨 등도 합류했다는 게 정 고문측 얘기다. 10여명의 전현직 의원들로 구성된 '민주당의 변화를 바라는 개혁모임' 소속 노웅래 전 의원은 추미애 의원 캠프의 대변인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두 전 의원은 가을학기 대학 강의 스케줄을 빡빡하게 잡아놓았고, 김현미 정청래 전 의원도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등 당내정치와 거리를 두는 그룹도 있다.
참모들도 각자도생하고 있다. 캠프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던 이재경씨는 정세균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고, 메시지특보였던 김현종씨와 김상일 전 수행팀장은 김진표 최고위원 후보를 돕고 있다. 김영근 전 공보특보와 '정통들'을 이끄는 이상호씨는 문학진 최고위원 후보 캠프에 있다. 반면 정기남 전 공보실장과 양기대 전 공보특보는 특정 후보측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DY계가 다시 모일 날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대중성을 갖춘 정 전 장관의 역할이 필요할 수 있고 그 경우 재결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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