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7년 시작된 윔블던 챔피언십은 13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 권위의 테니스대회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참가 선수들에게 흰색 상ㆍ하의를 강요할 만큼 콧대가 높다.
4대 메이저 토너먼트 중 유일하게 천연 잔디코트에서 벌어지는 대회이기도 하다. 이처럼 ‘귀족 스포츠’의 원형을 가장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윔블던이지만 무명들의 거센 반란을 막지는 못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단식 2회전에서 ‘코트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세계랭킹 2위ㆍ러시아)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샤라포바는 154위에 불과한 알라 쿠드리야프체바(러시아)에게 세트스코어 0-2(2-6 4-6)로 완패해 2004년 이후 두 번째 윔블던 우승의 꿈을 날려버렸다.
파란의 주인공이 된 쿠드리야프체바는 경기 후 “샤라포바의 옷차림이 거슬렸는데 승리를 거둬 너무 기쁘다. 그의 과한 복장이 내게 필승의 동기를 부여했다”고 말해 패자를 두 번 죽였다. 매 대회 화려한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던 샤라포바는 이번 대회 1회전서도 턱시도 스타일의 의상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남자단식에서도 이변은 계속됐다. 다비드 날반디안(7위ㆍ아르헨티나)과 노박 조코비치(3위ㆍ세르비아)가 각각 1회전과 2회전에서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이날 6위 앤디 로딕(미국)마저 조기 탈락했다. 로딕은 2회전서 얀코 팁사레비치(40위ㆍ세르비아)에 1-3(7-6 5-7 4-6 6-7)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편 남자단식 2회전에 나선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어니스트 걸비스(48위ㆍ라트비아)를 3-1(5-7 6-2 7-6 6-3)로 꺾고 체면을 세웠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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