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을 기대했던 5월 경상수지가 고유가 여파로 소폭이지만 또다시 적자를 기록하면서 월별 경상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 수렁’에 빠졌다.
5월에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당장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수년간 흑자기조를 유지해 온 경상수지가 만성 적자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5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달 경상수지는 3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4월(15억8,000만달러)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6개월째 적자행진을 끊지 못했다.
경상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보인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1~5월) 누적적자(71억7,000만달러)도 지난해 같은 기간(29억달러)보다 2.5배나 늘어나면서 벌써 정부의 올 경상수지 적자 예상치(70억달러)를 넘어섰다.
5월은 매년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여온 달. 3,4월에 집중되는 외국인의 주식배당금 송금이 끝나 소득수지 적자요인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올 5월에도 소득수지는 4월 19억3,000만달러 적자에서 4억6,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번에는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상품수지가 발목을 잡았다.
4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로 16억3,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던 상품수지는 5월 6억1,000만달러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유가상승으로 수입이 전달보다 29.8% 늘어난 반면, 수출증가세는 전달 29.1%에서 22.5%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 1∼5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10억3,000만달러)는 작년 같은기간(98억달러)의 10분의 1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적자 가운데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이 69억달러에 이르며 전체 에너지 가격상승 영향을 제외하면 올 경상수지는 5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유가가 안정되지 않는 한,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적자가 누적되면 원ㆍ달러 환율을 상승시키고 수입물가를 자극해 결국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아직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 액수는 아니고 하반기로 갈수록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지만 수년 간의 흑자 구조가 적자 구조로 반전하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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