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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57일째, 시위대 내부도 격론/ "과잉진압 못 참아" "비폭력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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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57일째, 시위대 내부도 격론/ "과잉진압 못 참아" "비폭력 유지해야"

입력
2008.06.30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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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는 촛불집회가 갈수록 격렬해지면서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 투쟁 방법을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확실한 행동으로 이명박 정부의 오만함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폭력사용 불가피론과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는 만큼 평화적 방법으로 우리 뜻을 전해야 한다”는 비폭력론이 팽팽하다.

양측의 논전은 집회 현장에서도 목격된다. 25일 촛불집회에서 일부 시민들은 세종로 사거리에 있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방송차량을 둘러싸고 “우리는 앵무새처럼 구호만 외치기 싫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폭력 시위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온건하게 나가서는 정부가 우리를 우습게 본다”며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책회의 측이 집회를 계속 진행하려 하자 방송차량에 올라가 마이크를 뺏으려 드는 한편 따로 마련한 앰프를 켜 ‘맞방송’을 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새문안교회 옆길로 올라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돌을 던지며 전경을 끌어내 때리는 등 과격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시위대의 이런 행동에 대책회의 측은 난감해 하고 있다. 김동규 대책회의 조직팀장은 “우리 목표도 청와대로 가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방식은 쇠파이프를 들고 전경을 구타하는 폭력적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폭력은 촛불집회를 지지하던 많은 국민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게 뻔하다”며 “우리 주장의 정당성을 위해서는 답답하지만 참아야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대책회의가 일부 시위대의 과격 행동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데 있다. 오모(45)씨는 “50일 넘게 이어져 온 평화적 시위의 결과가 고작 정부의 일방적 장관 고시냐”며 “국민을 무시하는 정부에게는 따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가 장기화하면서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참가자들 사이에“뭔가 분명한 결론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폭력시위의 불가피성을 내세우는 주장도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시위 참가자 양모(32)씨는 “폭력적으로 나갈 경우 강경진압의 빌미만 주고 말 것”이라며 “힘들더라도 참고 버텨야 한다”며 비폭력을 강조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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