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은 뜨거운 땅이다. 온양, 도고, 아산 3곳에서 뜨거운 물을 뿜어내는 온천의 고장이다. 아산의 따뜻한 온천에서 몸의 피로를 풀어냈다면 이젠 마음의 피로를 덜어줄 차례. 초록의 그늘이 주는 싱그러움에 젖어들 수 있고, 오래된 성당이나 사찰의 숲길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도 있다.
■ 공세리 성당
삽교천 방조제와 아산만 방조제가 만나는 귀퉁이 야산에 성당이 앉아있다. 붉은 벽돌과 먹빛 벽돌이 대조를 이룬 성당은, 주변 풍경을 위압하면서 멋없이 그저 규모만 거대하게 지어지는 교회 건물들과는 다른 분위기다.
공세리성당 자리는 조선시대 아산, 서산, 한산, 옥천 등 일대 40개 마을에서 거둔 조세를 쌓아두었던 공세창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 성당이 처음 들어선 것은 1895년. 지금의 건물은 프랑스 출신 드비즈 신부가 1922년에 지었다.
공세리성당은 천주교 신자들에겐 순교 성지다. 아산, 서산, 당진, 홍성, 예산 등 내포 지방은 순교자들이 유독 많은 곳이다.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해 천주교가 다른 지역에 비해 먼저 전래됐기 때문이다. 공세리성당 출신의 순교자는 28명. 이 중 박의서, 원서, 익서 3형제 순교자의 묘가 지금도 남아 있다. 공세리성당 (041)533-8181
■ 피나클랜드
공세리성당과 멀지 않은 곳에 아름다운 공원 피나클랜드가 있다. 방조제를 만들기 위해 돌을 캐낸 돌산 자락을 푸른 잔디밭과 연못, 꽃밭에 아기자기한 조형물로 꾸며놓은 공간이다. 입구에서는 메타세콰이어와 은행나무가 길게 줄지어 마중나온다.
3층 높이의 식당 건물과 연못을 끼고 돌아 오르면 본격적인 정원 산책이 시작된다. 6,600㎡의 너른 잔디밭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펼쳐진다. 마음껏 잔디를 밟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윈드밀가든을 지나면 공원의 랜드마크인 ‘태양의 인사’가 나타난다. 일본의 유명 미술가인 신구 스스무의 작품으로 거대한 은색 바람개비가 바람의 강약에 맞춰 날렵하게 움직이며 춤을 춘다.
피나클랜드 정상에는 기괴한 바위산이 솟아있다. 예전 채석장일 때 돌을 깎아낸 바위의 모습 그대로를 살려 꾸며놓은 테마정원 ‘진경산수’다. 입장료 일반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041)534-2580
■ 봉곡사
해남 대흥사가 그렇고, 변산의 내소사, 오대산의 월정사가 그렇다. 오래된 사찰 입구엔 대개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길이 있다. 절에 이르는 걸음걸음이 저절로 구도의 길에 이르게 하는 듯한 숲길이다. 송악면 유곡리 봉수사에 이르는 700여m의 솔숲길도 아름답다.
온 몸을 감싸는 피톤치드 향에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길이다. 이마에 흐르는 땀에서도 금세 초록이 묻어난다. 200년은 넘었을 소나무들 밑둥에는 V자형의 홈이 파져있다. 일제 때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란다.
솔숲이 끝나는 지점에 서있는 봉곡사는 신라 진성여왕(887년)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봉황(鳳)의 머리(首)를 닮았다는 봉수산 자락에 있다. 대웅전, 고방, 산신각 3채의 건물밖에 없는 자그만 절이지만 조용하고 호젓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 세계꽃식물원
도고면 봉농리에 자리한 세계 꽃식물원은 아산에서도 가장 화사한 공간이다. 2만6,000㎡의 유리온실에 1,000만 송이 이상의 꽃을 모아 둔 꽃천지다.
원래는 지역 화훼업자들이 수출을 위해 만든 재배단지였다. 나중에 전시공간을 만들어 관광객들이 맘껏 꽃에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내 온실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이곳엔 3,000종의 꽃이 피어난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꽃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식물원에서 나는 꽃으로 버무린 비빔밥, 꽃김밥, 꽃주먹밥이 별미. 성인 6,000원, 어린이 4,000원. 입장료에는 미니꽃화분 교환권이 포함돼있다. www.asangarden.com (041)544-0746~8
아산=글ㆍ사진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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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천이상의 온천으로" 부활 꿈꾸는 도고
해외여행은 꿈도 못꾸던 시절, 우리의 관광지는 온천으로 대변됐었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온천으로 떠나는 신혼여행, 효도관광이 가장 일반적인 여행 패턴이었다.
그렇게 최고의 관광지였던 온천은 세월이 흐르고 다른 관광지들이 개발되면서 뒤처지고 낙후됐다. 이젠 재개발을 기다리는 낡은 아파트마냥 을씨년스러워 보이기도 하다.
충남 아산의 도고도 그런 곳이다. 단순 유황천으로 수질이 좋기로 정평이 났던 곳. 인근 온양이 조선왕조의 왕들이 궁을 지어놓고 온천욕을 즐긴 곳이라면, 도고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 별장까지 짓고 건강을 추스렸던 곳이기도 하다.
옛 영화만을 반추하던 도고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파라다이스 그룹은 7월 1일 도고면의 파라다이스호텔 옆 수영장 터에 2만4,000여㎡ 규모 최대 5,0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를 개장한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단순히 수질 좋은 온천에 몸을 담그는 수준을 넘어 스파와 물놀이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보양 온천을 표방한다. 야외 온천풀과 유수풀, 키즈풀 등 다양한 놀이시설과 휴양시설을 갖추고 이른바 ‘엔터 트리트먼트’(Enter-Treatment) 공간을 선보인다.
특히 남녀 온천탕과 노천탕, 테라피 마사지 시설 등에서는 특급호텔 수준의 인테리어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편의시설과 부대시설도 돋보인다. 한ㆍ중ㆍ일식 등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푸드코트와 델리숍, VIP 라운지, 그리고 공연과 함께 바비큐,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야외비어가든 등이 마련돼 있다.
곽좌상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대표는 “젊은층이 주된 고객인 일반 워터파크와 달리 이곳은 3대의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여름 성수기에도 입장료가 3만원대로 여타 워터파크 시설과 비교하면 저렴하다. 접근성도 뛰어나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승용차로 경부,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3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열차도 편리하다. 장항선 도고온천역에 내려 버스로 10분이면 도착한다.
스파 이용요금은 비수기 주말 2만5,000원(소인 1만8,000원), 주중 2만원(1만5,000원). 하계 성수기 3만원(2만1,000원), 하계 극성수기 3만5,000원(2만5,000원). 하계 극성수기는 7월26일~8월10일, 성수기는 7월19~25일, 8월11~17일. www.paradisespa.co.kr (041)542-6031
아산=글ㆍ사진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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