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을 돋우는 꽹과리부터, 파라솔, 포승줄, 모래주머니, 심지어 경찰의 사진채증을 방해하는 레이저 포인터까지…’
촛불집위가 폭력 양상을 띠면서 시위 참가자들이 사용하는 일종의 ‘무기’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공포의 대상인 물대포를 피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주로 동원하는 기구는 비옷과 파라솔. 비오는 날 집회에 쓰이던 비옷과 한낮 무더위 속에서 그늘을 제공하던 파라솔은 물대포를 막는 방패로 자주 변신한다.
최근엔 물대포에 직접 대항하기 위한 ‘물총’도 등장했다. 물대포 만큼 위력적인 것은 아니지만, 물총 안에 물 대신 까나리 액젓을 담아 고약한 냄새로 진압 전경을 괴롭힌다. 이 정도는 그래도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수준.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공격용 시위 도구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른바 ‘명박 산성’으로 불리는 경찰차량 차단벽을 넘기 위해 쌓는 ‘국민산성’ 제작용 모래주머니는 단골메뉴가 됐다. 참가자들은 모래주머니를 이용해 전경버스 지붕 등에 올라간 뒤 포승줄을 꺼내 든다.
이를 이용해 카우보이가 소나 말을 잡듯이 전경들에게 던지기도 하고, 길게 이어 만들어 전경버스를 끌어내는 밧줄로도 활용한다. 일부 시위대는 자신들의 행위를 채증하는 경찰측 카메라 렌즈에 쏘아 사진 찍기를 방해하는 레이저 포인터까지 들고 나왔다.
이밖에 전경버스 타이어의 바람을 빼기 위해 쓰이는 길고 뾰족한 나사와 못 종류, 경찰의 소화기에 대응하는 스프레이식 살충제도 등장했다.
5월부터 집회에 참가해 왔다는 대학생 김모(24)씨는 “초반에는 참가자들의 머리에 ‘국민이 뿔났다’는 의미로 2002년 한일월드컵 응원에서 쓰였던 뿔 모양의 머리띠를 들고 나오는 등 축제같은 분위기였지만, 최근 벽돌이 날아가는 폭력 시위가 늘면서 머리 보호용 오토바이 헬멧을 쓴 참가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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