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마법'과 폭우도 '무적함대' 스페인의 진격을 막을 수 없었다.
스페인은 유로 2008 준결승에 오른 4팀 중에 유일하게 4연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천재 미드필더' 세스크 파브레가스(21ㆍ아스널)가 교체 멤버로 활용될 정도로 호화 멤버를 구축하며 안정된 전력을 자랑했다. 여기에 파브레가스가 조기 출격하자 스페인 허리진의 힘이 배가되면서 '히딩크 마법'도 잠재웠다.
'히딩크 돌풍'은 장대비와 함께 식었지만 거스 히딩크 러시아 감독은 "훌륭한 팀인 스페인에 패했다"며 상대의 결승 진출을 축하해주는 여유를 보이는 한편 "대단한 성과를 이룬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마무리 소감을 밝혔다.
파브레가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08 러시아와의 준결승에서 2도움을 올리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앞선 4경기에서 파브레가스는 3차례 후반전에 조커로 투입됐다.
하지만 이날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와 투톱을 이룬 다비드 비야(발렌시아)가 전반 35분 부상으로 빠지자 조기 투입됐다. 전반전에 러시아의 기세에 밀리며 좀처럼 찬스를 만들지 못한 스페인은 파브레가스의 가세로 경기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공격수는 한 명으로 줄어들었지만 파브레가스의 합류로 5명의 미드필더진이 가동된 스페인은 허리를 장악하면서 러시아를 몰아붙였다. 후반 5분 사비(바르셀로나)는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달려들면서 가볍게 오른발을 갖다 대 상대 골문을 열었다.
이후 경기를 조율한 파브레가스의 정교하고 감각적인 패스가 번쩍이며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파브레가스는 후반 28분 아크 밖에서 절묘한 칩 킥으로 구이사(마요르카)의 골을 도왔고, 9분 뒤에는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다비드 실바(발렌시아)의 쐐기골을 이끌어냈다.
24년 만에 유로대회 결승에 올라 오는 30일 오전 3시45분 독일과 결승에서 맞붙게 된 스페인은 1964년 이후 4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게 됐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번 메이저대회 결승 문턱에서 주저 앉는 '4강 징크스'에 울어야 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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