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폭파된 북한 영변 5MW급 원자로의 냉각탑은 북한 핵 개발의 상징과도 같은 시설이다.
30m 높이의 경주 첨성대 모양인 냉각탑은 핵 분열 때 발생하는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장치다. 원자로 가동으로 뜨거워진 물이 파이프를 타고 냉각탑까지 와 공기 중에 분사돼 냉각되는 과정에서 수증기가 분출된다. 미국은 인공위성 감시시스템을 통해 이를 확인, 북한의 영변 원자로 가동 여부를 점검해왔다.
평양 서북방에 위치한 영변은 원자로를 비롯해 핵 연료봉 제조 및 저장시설, 플루토늄 추출용 방사화학실험실 등을 갖춘 핵 개발 단지다. 핵심 시설인 5MW급 원자로는 흑연감속로 형식으로, 영국의 ‘캘더 홀’ 원자로를 모델로 1986년 10월 완공됐고 89년 프랑스 상업위성의 촬영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1차 북핵 위기 이후 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가동 중단됐지만 2002년 말 재가동되면서 2차 북핵 위기가 발발했다.
특히 2005년 4월 인공위성 사진에 의해 냉각탑 수증기가 보이지 않음으로써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이 확인됐고 이후 북한은 그 이전의 가동으로 얻은 폐연료봉을 처리,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원래 냉각탑에 있던 냉각장치와 증발장치는 북한 비핵화 2단계 불능화(Disablement) 합의에 따라 모두 뜯겨 나갔고 현재는 콘크리트 구조물 껍데기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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