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7일 새벽 촛불집회 진압 과정에서 통합민주당 안민석 의원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경찰은 오히려 안 의원이 먼저 경찰들을 때렸다고 반박, 논란이 일고 있다.
사단은 이날 오전 1시10분께 서울 태평로 광화문사거리 인근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연행하면서 벌어졌다. 시위대 보호를 위해 현장에 있던 안 의원 일행은 이에 항의했고, 전경들은 안 의원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갔다. 이 장면은 사진으로 촬영됐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총회에서 “내가 국회의원이라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경찰에 차이고 밟히고 끌려다니며 욕설을 들었다”며 “폭행 당시 입었던 흰 와이셔츠를 보면 군홧발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들이 있는데 이것이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또 실랑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안 의원을 잡아채 10여m를 끌고 가다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장면도 목격됐다. “당신이 국회의원이면 다냐. 왜 뺨을 때리느냐”고 따지는 경찰과 “내가 언제 때렸느냐”는 안 의원의 말다툼 와중에 빚어진 일이었다. 한 목격자는 “경찰의 뺨을 때린 사람은 안 의원이 아니라 다른 시위 연행자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안 의원이 경찰 3명을 폭행했다고 맞섰다. 당시 안 의원이 전경 대열 안에서 경찰에게 손을 휘두르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되기도 했다. 경찰은 “안 의원이 기동대 부대장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안면 턱 부위를 주먹으로 가격하는 바람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의원과 함께 있었던 같은 당 김재윤 의원은 “안 의원이 경찰관들에게 목이 졸린 채 내동댕이 쳐지는 과정에서 이를 뿌리치다가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폭행 논란은 여야 공방으로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원이 기동대장을 두들겨 패 턱이 나갔다고 하는데 이런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주성영 의원도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불법시위 저지 명분으로 선두에 선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25일 연행 과정에서 경찰에게 가슴 부위를 성추행 당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민노당의 상투적인 주장”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의원이 경찰에 이렇게 폭행당하고 헌법기관이 무시당하기는 8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의원들이 이렇게 당했는데 시민들은 얼마나 경찰에 심하게 당하겠느냐”(조정식 원내 대변인)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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