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에 내리쬐는 직사광선, 푹푹 찌는 더위에 숨이 찬다. 흘러내리는 땀으로 샤워를 한 듯 온몸이 시큼한 냄새로 가득하다. 찝찝한 기분을 한 방에 날려버릴 향수를 뿌려볼까? Oh, no! 땀냄새와 범벅이 된 진한 향수 냄새로 주변 사람들의 불쾌지수가 수직상승할지 모른다.
여름 향수 어떻게 써야 할까. 인터넛 포털에서 '향수의 고수'로 통하는 이준기(27ㆍ강원대 약학과)씨와 LG생활건강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여름엔 그린, 마린, 시트러스향 "쿨"
여름에 어울리는 향수는 '시원한 향'이다. 숲 속 싱그러운 풀잎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그린(Green)이나 바다 느낌이 가득한 마린(Marine), 레몬 라임 오렌지 등 시트러스(Citrus) 계열이 적당하다. 달콤한 과일향의 프루티(Fruity) 계열을 선택할 경우 망고나 피치 등 여름 과일 향을 선택한다.
여름엔 시원하고 가벼운 향이라도 코끝을 자극하는 향기가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때문에 향수의 종류에 따른 농도 차를 이해하고 적당량을 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퍼퓸(Perfume)은 한 번 뿌리면 향이 하루에서 이틀간 지속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두 방울 정도 점을 찍듯 바르고 절대 문지르지 말아야 한다. 향이 4~6시간 지속되는 뚜왈렛(Toilette)은 선을 그리듯 뿌리고, 가장 가벼운 코롱(Cologne)은 구석구석 뿌려도 상관 없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 불면증에 생리통까지 겹쳐 기분이 엉망이라면 나 자신을 위한 기분전환용 향수 사용법을 추천한다. 머리를 감을 때 샴푸를 끝낸 후 향수 한 방울을 섞은 물로 헹구면 은은한 향이 머리카락 속에 밴다. 빨래의 비눗기를 제거한 후 마지막 헹굼 때 향수를 뿌리면 직접 뿌린 것보다 부드러운 향이 남는다.
라벤더나 장미, 오렌지 향을 잠들기 전 베개나 잠옷에 살짝 뿌려주면 숙면에 좋다. 로즈마리나 바질은 기억력 향상에 좋고, 술을 많이 마신 날엔 페퍼민트 향을 사용하면 두통과 구역질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여름 향수는 향이 오래 가지 않고 지나치게 가볍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럴 땐 같은 계열 향의 바디 클렌저, 로션을 활용하거나 발바닥이나 겨드랑이에 뿌리는 땀냄새 제거 목욕제품을 함께 사용하면 향을 훨씬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
■ 핫팬츠 섹시 스타일엔 스파이시향
내게 맞는 '맞춤 향수'를 선택하는 것은 향수 에티켓의 기본. 여름 패션 스타일과 피부 타입에 따라 향수의 선택이나 뿌리는 방법도 달라진다.
노출의 계절에는 핫팬츠와 시폰 소재 원피스 등 여름 패션 아이템에 어울리는 향을 선택하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청순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을 땐 백합향의 화이트 플로럴(Floral) 계열이 좋고, 섹시 스타일에는 시나몬, 후추 등의 스파이시(Spicy) 계열의 향이 좋다. 정장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플로럴 향이 포함된 시트러스나 프루티, 마린 계열이 좋다.
향수를 뿌릴 때는 옷감이나 액세서리의 재질에도 주의해야 한다. 실크나 흰옷, 보석류에 향수가 닿으면 얼룩이 지거나 광택을 잃고 변색되기 쉽다.
향수는 본래 맨살 즉 손목 안쪽과 귀 뒤의 목덜미, 가슴 안쪽 등 체온이 높거나 혈관이 지나는 자리에 뿌려야 향이 빨리 퍼져 효과적이지만 피부가 민감한 사람이라면 옷감의 안쪽에 뿌리는 것이 좋다.
향은 아래에서 위로 퍼지기 때문에 스커트 안쪽 밑단이나 수트, 넥타이 안쪽, 벨트나 스타킹 등에 뿌려준다. 공중에 스프레이를 분사한 후 비를 맞듯 향수 샤워를 하는 것도 은은한 향을 내기 좋다.
향을 솜에 묻혀 속옷 속에 넣어두는 것도 방법. 지성피부는 가볍고 단순한 향, 건성피부는 약간 강한 향을 자주 뿌려주면 전체적인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이 된다.
■ "오래된 향수, 방향제로 활용하세요"
향수 마니아 이준기씨의 팁
보통 향수는 제조한 지 3년이 지나면 향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오래된 향수를 방향제로 만들어 활용하면 돈도 절약되고 시중에 파는 방향제보다 훨씬 향긋한 향을 만들 수 있어요. 준비물은 분무기, 오래된 향수, 에틸알코올(70~80% 이상), 증류수.
1. 미니어처 크기의 오래된 향수 3~5ml를 분무기(100ml 기준)에 옮겨 담는다.
2. 에틸알코올 30ml를 부은 후 알코올과 향수가 잘 섞이는지 확인한다.
3. 증류수 70ml를 분무기에 가득 채운 후 용기를 흔들어준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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