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입시에서는 점수제로 바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층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5일 발표한 6월 수능 모의평가 분석 결과, 수리 등 일부 영역의 변별력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들은 "통상 모의평가는 본수능의 출제 방향과 난이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본수능도 변별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수능 성적은 대입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9학년도부터 수능은 1~9등급 외에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 점수가 함께 제공된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개인의 영역별 점수가 평균 점수로부터 떨어진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 전체 평균이 낮아져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6월 모의평가에서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언어 144점 ▲수리 '가' 163점 ▲수리'나' 169점 ▲외국어(영어) 135점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표준점수가 적용됐던 2007학년도 본수능과 비교해 보면 각각 12ㆍ18ㆍ29ㆍ1점 오른 것이다. 모의평가가 그만큼 어렵게 출제됐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 쉽게 출제됐던 수리 영역은 원점수 평균(추정치)으로도 '가'ㆍ'나'형 모두 각각 21.7점, 17점 정도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수리 고난도 문항에서 상위권 수험생들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탐구영역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표준점수 제도는 '실력 왜곡'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방식이지만 탐구영역은 예외다.
선택과목(사회탐구 11개ㆍ과학탐구 8개) 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편차가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사탐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윤리(78점)와 경제(67점)의 차이가 11점이나 됐다.
과탐도 지구과학Ⅱ가 85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 물리Ⅱ는 68점에 불과해 무려 17점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수능 '3+1'체제를 채택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당락이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어려워진 수능은 '수시= 논술, 정시= 수능'으로 요약되는 올해 입시 판도에도 만만찮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시 선발인원(56.6%)이 정시보다 많고, 수능을 전형요소로 반영하지도 않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라는 변수가 있다.
2009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일반전형)의 경우 서울 주요대학을 비롯해 전국 75개 대학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입시에서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탈락한 비율이 30~40%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수시에서도 수능은 결코 무시못할 요소임에 틀림없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올해 입시에서는 수리나 탐구영역의 특정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도 적지 않아 수능 결과에 따른 수험생간 유ㆍ불리 현상이 확연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