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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해진 촛불… 강경해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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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해진 촛불… 강경해진 경찰

입력
2008.06.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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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마지막 행정 절차인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가 이뤄진 26일의 거리 시위는 어느 때보다 격렬했다. 시위대는 이전보다 더 거칠게 청와대 진출을 시도했고, 경찰도 모든 대응수단을 동원해 이들을 총력 저지했다. 27일 새벽까지 밤새 계속된 시위로 부상자들이 속출했으며, 연행된 시위대도 크게 늘어났다.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 중인 수도권 지역과 부산 항만 내 냉동창고 주변에서도 온종일 반출 저지 시위가 이어졌다.

▲ 낮부터 새벽까지 "청와대로 가자"

이날 밤 거리 시위는 전날까지의 시위와는 달리 시작과 동시에 격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태평로에서 촛불 집회를 끝낸 시위대는 거리 행진 없이 곧바로 청와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후 8시 30분께부터 신문로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산발적인 투석전이 벌어졌고,경찰은 오후 9시 50분께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계란을 투척하고 까나리액젓을 담은 물총을 쏘며 저항했다.

시위대는 세종로 사거리 전경 버스 차벽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은 뒤 저지선 돌파를 시도했으며, 경찰은 물대포와 소화기를 동원해 이들의 저지선 통과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한 시위대 100여명이 연행됐으며 시위대와 경찰, 인터넷언론 기자 등 수 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새문안길에서 취재 중이던 동아일보 사진기자는 시위대에게 폭행 당하고 취재 내용이 담긴 메모리카드를 빼앗기기도 했다.

앞서 이날 낮에도 시위대의 청와대 진출 시도 및 경찰의 강제 연행이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 회원 150여 명은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부의 고시 관보 게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경찰에 막히자 정부중앙청사 후문 일대 도로와 인도에 연좌해 "평화행진 보장" "사기 고시 철회"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중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대표, 권미혁 여성민우회 대표,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등 9명이 해산 명령에 불응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한편 경찰은 이날 어청수 경찰청장 명의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측에 "촛불집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촉구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대책회의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25일의 대규모 연행은 정보과 형사가 대책회의 간부를 지목해 이뤄진 명백한 표적 연행"이라며 어 청장의 파면을 정부에 요구했다. 대책회의는 "28일에 1박 2일 집중 집회, 7월 5일 전국 100만 촛불대행진을 열겠다"며 촛불집회를 계속할 방침임을 밝혔다.

▲ 3번국도ㆍ부산항 냉동창고 봉쇄작전

민주노총 노조원과 여성단체 회원 등 150여 명은 오전 9시께부터 경기 광주ㆍ성남시를 관통하는 3번 국도 인근에 위치한 냉동창고 10여 곳에서 미국산 쇠고기 반출을 저지했다.

노조원들은 오전 11시30분께 출고 예정 물품 목록을 확인해 주지 않는다는 경기 광주시 실촌읍의 한 냉동창고로 집결, 이곳에서 나가는 모든 냉동차량에 대해 출고장을 일일이 확인하고 출고장이 없을 경우 차량 내부를 육안으로 직접 확인했다.

부산항 감만부두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반출을 저지하기 위한 민주노총의 봉쇄 시위로 시위대와 경찰간 크고 작은 충돌이 빚어졌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광우병 부산시국회의 소속 시위대 150여명은 26일 오전 9시부터 감만부두 진입로 5차로 중 3차로를 점거한 채 봉쇄 시위를 했으며, 경찰은 6개 중대를 동원해 시위대를 에워싸고 컨테이너 화물차량 운송 저지를 차단했다.

그러나 이날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출이 이뤄지지 않아 쇠고기 운송 차량에 대한 직접적인 운송 방해 행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항 각 부두에는 지난해 10월 이후 검역이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 3,300여톤이 6곳에 나뉘어 보관 중이다.

이영창 기자 이대혁기자 윤재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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