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학자 송방송(66)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는 지난 2월 퇴임에 앞서 평생 모은 국악 자료를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했다. 책 9,766권에 음반 등 시청각 자료 1,500점까지 1만 점이 넘는다. 책 가운데 4,000여권이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지 않은 새로운 자료들이다. 이를 한 데 모은 '송방송 문고'가 27일 국립중앙도서관에 생긴다.
현재 15개의 개인문고가 운영되고 있지만 전통음악 분야로는 처음이다. 27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전시실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 '너른 우리 음악학의 바다에서'가 열린다.
소감을 묻자 송 전 교수는 "요즘 백수라 집에 있는데 이제 갈 곳이 생겨 좋다"며 웃었다. "자료들이 다 도서관에 있으니 그곳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공부해야지요." 송 전 교수는 캐나다 맥길대 교수, 국립국악원장, 영남대 음대학장 등을 지낸 음악학자다. 지난해 증보판이 나온 그의 책 <한국음악통사> 는 한국음악사의 대표적 저작이다. 한국음악통사>
그는 "한국음악사를 하려면 한국사와 관련된 모든 것을 알아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여러 자료들을 모으게 됐는데 1만점이 넘는 줄은 기증하면서 알았다"고 말했다. 송 전 교수가 필사한 고악보 원고, 현장에서 채집한 카세트 테이프 등 가치가 높은 자료가 많다.
60년대 구입한 일본 악기 도록 <정창원의 악기> 의 경우 요즘 140만원에 거래될 만큼 희귀한 책이라고. "트럭이 와서 자료들을 실어갈 때는 꼭 딸을 시집 보내는 것 같았어요. 섭섭하기도 했지만 귀한 자료를 후학들과 공유할 수 있게 돼 뿌듯합니다. 음악 전문 도서관이 만들어지는 데 디딤돌이 됐으면 합니다." 정창원의>
그의 자료는 자칫 바다를 건널 뻔도 했다. 미국 워싱턴대에서 그의 컬렉션을 만들고 싶다는 제안을 해온 것. 송 전 교수는 "워싱턴대는 제 스승 이혜구 선생의 컬렉션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돌아가신 김천흥 선생의 자료도 국내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해 하와이대로 건너갔다"며 안타까워했다.
송 전 교수는 캐나다에서 귀국할 때 한국 음악학의 정립을 위해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첫번째는 음악사를 쓰는 것이고, 두번째는 음악사전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는 "지난해 <증보 한국음악통사> 를 내는 것으로 첫번째 일은 했으니 이제 사전 만드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면서 "악학궤범, 조선왕조실록, 고려사 등의 음악 관련 항목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보>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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