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도 잘못이지만, 그것을 감추려고 구차한 변명을 할 때 사람들은 더 분노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만 놓고도 몇 가지 예를 들 수 있다.
먼저 정부의 태도가 그랬다. 정부 협상내용은 분명 안전에 문제가 있는데도 거짓말과 변명을 늘어놓으며 “안전하다”고 우겼다. 거짓말에 국민은 분노했고, 한 사람 두 사람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들었다. 결과는 대통령이 두 번이나 사과를 하고, 어렵게 재협상에 가까운 추가협상까지 해놓고 ‘불신’의 대상이 되어 눈치만 보는 꼴이 됐다.
일부 보수신문들도 그랬다. 근거 없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싸잡아 불순, 음모세력으로 몰았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거나 다른 것으로 꼬투리를 잡으려 했다. 사과나 반성은 볼 수 없었다. 순수성을 왜곡 당한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분노했고, 해당 신문 불매운동을 벌였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네티즌들의 광고주 압박도 그 때문이다.
이런 태도를 맹렬하게 비난했던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MBC TV 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것이 자신들 문제로 돌아오자 역시 책임 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4월 29일 이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는 분명 의도를 가지고 사실을 과장ㆍ왜곡했다. 동물보호단체의 동영상을 광우병에 끌어다 쓴 것, ‘주저앉은 소’를 ‘광우병 의심 소’로 표현한 것, 한 여성의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을 인간광우병(vCJD)로 비치게 한 것 등이 모두 문제다. 미국산>
제작진은 “주저앉은 소를 광우병과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왜곡”이라는 번역가의 반복된 지적을 무시했다. 그래 놓고 “의역(意譯)을 해서” “생방송의 실수” “환자 어머니의 혼동 때문”이라는 구차한 변명과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다. “번역을 꼬투리 삼아 비난하고 있다”는 오만한 항변에는 어이가 없다. 공영방송이라는 말이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MBC와 은 명백하게 드러난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더 큰 잘못을 막을 수 있다. 그들이 늘 주장하던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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