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공임(48)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화작가다.
이 호칭에는 실업고를 졸업한 뒤, 민화 수강생으로 시작해 1996년 10월 제1회 개인전을 백상갤러리에서 가진 뒤 한국일보 갤러리를 비롯해 10회가 넘는 주요 전시회를 개최하고 동국대 불교대학원 예술사학과를 수료하기까지 서씨가 바친 땀과 눈물이 담겨있다. “민화를 그리며 치열하게 전통에 매달린 지 꼬박 30년이 됐어요. 이제 ‘민화’에만 제 자신을 가두지 않는 새로운 30년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서씨는 새로운 30년의 시작점을 중국 베이징 차오양취 광화루(朝陽區 光華路) 주중한국문화원에서 27일 개막하는 ‘2008년 북경 올림픽 성공개최 기원 한중 교류 초대전’으로 잡았다. 다음달 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초대전은 자수의 대가인 선더룽(沈德龍)이 중국을 상징하는 용을 주제로 22폭의 그림과 6폭의 자수 작품을, 서씨가 한국을 상징하는 호랑이를 주제로 한 16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
“호랑이는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면서 1988년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기도 했어요. 호랑이가 용과 만나 세계적인 경사를 축하는 자리라고 할까요. 중국에 한국이 정말 좋은 친구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서씨는 전시품 판매금을 쓰촨성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중국 어린이들을 위해 기탁할 계획이다.
서씨는 이번 전시에서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스테인리스 강판에 컴퓨터 인쇄로 호피 무늬를 새기고 이를 구부려 그 위에 나비 모양의 부착물을 붙인 ‘호랑나비 어지러운 봄날, 우리 모두 어디로 가는가’ 연작 시리즈는 그 중의 하나. “애벌레가 껍질을 깨고 나비가 돼 듯 저도 ‘민화’의 전통과 평면 작업의 경계를 넘어 자유로운 세계로 나아가고 싶었죠.”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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