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차군단이 ‘바이에른 뮌헨 사총사’를 앞세워 ‘투르크 돌풍’을 잠재우고 ‘명예 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요아힘 뢰브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은 26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바젤 상크트 야콥파크에서 열린 2008 유럽축구선수권(이하 유로 2008) 준결승에서 터키와 난타전 끝에 3-2로 승리, 유럽 대륙 정복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10년 가까이 ‘녹슨 전차’라는 비아냥에 시달리던 독일로서는 완벽한 부활을 알릴 기회를 잡은 셈이다.
독일은 유럽을 대표하는 전통의 축구 강국이지만 90년대 후반 들어 세대 교체에 실패하며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 특히 유럽선수권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잉글랜드에서 열린 유로 96 우승 후 유로 2000, 유로 2004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잇달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맛봤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단 한 차례도 시원한 경기를 보여주지 못해 자국팬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04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체질 개선에 성공,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며 재기 발판을 마련했고 후임 뢰브 감독은 12년 만에 유럽선수권 결승에 진출해 과거의 찬란했던 영화 재현을 노리고 있다.
독일 전차군단 부활의 중심에는 ‘바이에른 뮌헨 사총사’가 자리하고 있다.
독일 대표팀 공수의 핵인 미로슬라브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필립 람(이상 바이에른 뮌헨)은 터키전에서 독일이 얻은 세 골을 모두 책임지며 펄펄 날았다.
0-1로 뒤진 전반 27분 상대 문전 왼쪽 측면에서 내준 포돌스키의 크로스를 슈바인슈타이거가 마무리, 동점골로 연결했고 후반 34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바깥에서 올린 람의 프리킥 크로스를 클로제가 헤딩슛, 승부를 뒤집었다.
터키의 만회골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후반 45분 람은 상대 허를 찌르는 문전 쇄도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투르크 전사’들의 끈질긴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이번 대회에서 잇달아 드라마틱한 역전 승부를 펼치며 세계 축구팬을 열광시켰던 터키는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가용자원이 14명 밖에 안되는 악조건에서도 투혼을 불태웠지만 ‘전차군단’의 막강 화력을 넘지 못하며 ‘돌풍’에 마침표를 찍었다.
독일은 30일 오전 3시45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슈타디온에서 네 번째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을 포함, 모두 다섯 차례 결승에 올라 3승2패를 기록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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