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관계가 급진전 되면서 경색국면을 맞고 있는 남북 관계도 새로운 해빙기류를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남측을 외면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회가 남북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만일 북한이 향후 재개될 6자회담에서 자연스레 남측과 접촉하면서 유화적 제스처를 보일 경우 남북 관계는 예상보다 큰 폭의 진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경제가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이 이전의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자세를 버리고 손을 내민다면 정부는 민관 차원의 대대적 지원에 나설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 경우 남북 관계는 급속도로 진전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그렇게 쉽게 태도를 바꿀지는 미지수다. 이미 북한은 4월 이 대통령을 ‘역도’로 칭한 노동신문 논평을 계기로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반대 기조를 분명히 한 후 여태껏 당국 간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가 상황 타개를 위해 지난 달부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합의한 6ㆍ15선언과 10ㆍ4선언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옥수수 5만톤의 지원 의사도 밝혔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남측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한국 정부가 먼저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북한이 테러지원국의 멍에를 벗은 직후 맞게 될 8ㆍ15 광복절 때 이 대통령이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느냐가 향후 남북 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