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발표될 2분기 세계 휴대폰 업체 실적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LG전자다. 지난해까지 만해도 세계5위에 불과했던 LG전자는 지난 1분기 소니에릭슨을 제친 데 이어, 2분기엔 모토로라까지 따돌리며 세계3위로 수직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이처럼 수직 상승한 예는 일찍이 없었다. 시장은 이제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신 트로이카 체제로 완전 재편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1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4위였던 LG전자는 2분기에 2,83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2,700만대에 그친 모토로라를 누르고 사상 처음 3위에 오를 전망이다. 반면 1분기에 4위 자리를 넘겨준 소니에릭슨은 2분기 2,240만대 판매에 그쳐 LG전자와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는 이제 좀처럼 회복이 힘들어 보인다. 레이저폰 이후 이렇다할 히트제품을 내놓지 못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공세를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저가폰 경쟁에서도 노키아의 물량공세에 밀리고 있다. 결국 에드 젠더 모토로라 회장이 퇴진했고, 급기야 분사작업을 진행하기에까지 이르렀다.
LG전자는 이틈을 놓치지 않았다. ‘뷰티폰’ ‘샤인폰’ ‘보이저폰’ ‘비너스폰’에 이어 최근 ‘시크릿폰’까지 디자인과 기능을 차별화한 전략폰을 줄줄이 쏟아냈다. 여기에 시장별로 다른 제품을 쏟아내는 고도의 다변화 전략까지 구사했다.
뷰티폰과 샤인폰, 시크릿폰은 유럽 공략용이었다. 특히 탄소 섬유와 강화유리를 적용한 디자인, 기울기나 회전을 인식하고 화면이 바뀌는 독특한 기능을 지닌 시크릿폰은 지난달 말 영국 등 유럽 4개국에 출시된 뒤 2주만에 20만대 이상 팔리는 돌풍을 일으켰다. 유로화 강세로 고전하는 소니에릭슨의 텃밭을 빠르게 잠식해 나갔다. LG전자는 이 달말까지 유럽 전역에 시크릿폰을 출시하며 인기몰이를 할 계획이다.
또 미국 시장에서는 터치 위주의 ‘보이저폰’ ‘비너스폰’을 앞세워 비틀거리는 모토로라에 펀치를 날렸다.
LG전자는 올해 휴대폰 1억대 판매라는 목표 아래,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뿐 아니라 신흥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신흥시장은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블루 오션’인데, 특히 휴대폰 교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신흥 시장의 휴대폰 교체 비율이 올해 53.5%(2억9,300만대)에서 2010년 67%(4억1,60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 신흥 시장에서 휴대폰 판매량을 36% 늘린 LG전자는 뮤직폰, 터치폰을 앞세워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죌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음향 기능을 탑재한 100달러 이상의 고가폰인 뮤직폰 2종을 이 달중 아시아, 중남미에 내놓고 3분기까지 대부분의 신흥 시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아직은 기초 체력을 키우는 단계”라며 “본격 물량 확대보다는 선진국이나 신흥 시장 가릴것없이 사람들이 LG전자 제품이라면 1달러라도 더 주고 사고싶다는 생각을 갖도록 프리미엄 전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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