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가 서울시 면적의 1.3배만한 설탕공장과 사탕수수 농장지대를 구입해 습지로 복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환경보호주의자들은 “미국 최대 국립공원인 에버글레이즈 습지 내 오키초비 호수 일대의 습지와 물길을 백인들이 이땅에 발을 딛기 이전 상태로 복원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흥분하고 있다.
찰리 크리스트 플로리다 주지사와 미국 최대 제당업체인 US슈거의 로버트 부커 최고경영자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플로리다주가 두개의 제당공장과 320㎞의 철도, 광활한 사탕수수 농장이 포함된 800여㎢ 면적의 설탕제조단지를 17억5,000만달러(약 1조7,500억원)에 매입키로 발표했다고 AP통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US슈거는 원래 습지였던 이 지역을 1930년대부터 농토로 개간해 사탕수수를 재배해 왔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비료와 농약이 에버글레이즈 일대의 수자원을 오염시킨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또 여러 곳에 우물을 파는 바람에 생태계의 물 흐름을 왜곡했다는 환경보호론자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복원 결정으로 이 지역 습지는 올림픽 규격의 수영경기장 50만개를 채울 만큼의 물을 추가로 저장할 수 있게 돼 갈수기 동안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화재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기 때마다 반복되던 인근지역의 침수피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남은 문제는 주정부의 재원 조달 방법과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된 1,700여명의 제당회사 직원들의 생계에 대한 대책이다. 또 인근 1만㎢ 의 광활한 지역에 여전히 다른 제당 공장들이 남아 있다는 점도 숙제이다. 주 정부는 상수도 사용료에 부과되는 기금과 채권 발행으로 매입대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향후 6년간 US슈거가 설탕생산을 계속하기로 계약을 맺은 만큼 이 기간 토지가격이 상승하거나, 복원 비용이 예상을 초과하면 재계약 협상을 벌여야 할 가능성이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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