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는 아시아 각국이 대응책으로 통화가치를 높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수출을 겨냥해 통화의 평가절하에 초점을 맞추던 모습과는 180도 달라졌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5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통화가치 평가절하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FT가 꼽은 대표적인 나라는 한국. 올해에만 달러화 대비 원화가 9.4% 떨어진 한국은 외환당국이 최근 달러 매도에 나서며 더 이상의 원화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성장을 내세웠던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물가 안정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환율 정책도 원화 평가절하에서 평가절상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원화 평가절하시 수출에는 유리하지만 수입품의 물가가 높아져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지게 된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은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는 24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각각 0.5% 올려 8.5%, 8.75%로 인상했고, 인도네시아도 최근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들도 외환당국이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HSBC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이미 지난달 26억달러 상당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를 매입했을 것으로 추정했고, 모건 스탠리는 인도 중앙은행도 조만간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UBS의 던컨 울브리지는 “12개월 전만해도 이들 국가들이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너랄의 패트릭 베넷 아시아 통화 분석가는 “아시아의 많은 중앙은행들이 지난 몇 주 동안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환율을 특정 수준으로 묶어두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며 “아시아 국가의 막대한 외환보유액은 재정 건전성의 원천이기 때문에 이를 버리는 것은 어리석다”고 분석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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