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 영어교사 임용시험에서 2001년부터 유지돼 온 가산점이 시험 직전 갑자기 축소 적용돼 탈락했던 응시자들이 법원 판결로 구제를 받게 됐다. 법원은 최근 문제가 된 가산점제가 그대로 적용된 2006학년도 시험 탈락자에 대해서도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의환)는 2008학년도 서울시 공립중등학교 교사 임용 후보자 선정시험에 응시했다 탈락한 김모(26ㆍ여)씨가 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불합격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등에서 시교육청은 실용영어시험(PELT) 등의 성적에 따라 최대 30점을 줄 수 있는 영어과 가산점제가 ‘가산점은 만점의 10% 이내에서 가능하다’는 교육공무원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2008학년도 교사임용 시험공고에서는 기존 가산점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시험을 두달 앞둔 시점이므로 2009학년도 시험부터 변경하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시험을 불과 20여일 앞둔 11월 5일 가산점 범위를 1~4점으로 바꾼다는 변경 공고가 나갔고, 이 때문에 PELT에서 375점을 얻은 김씨는 원래대로라면 30점이었을 가산점이 4점으로 줄면서 커트라인보다 1.31점이 부족해 2차 시험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김씨는 “첫 공고를 믿고 영어시험 준비에 노력을 쏟아부었는데 갑자기 가산점을 줄인 것은 응시자의 이익을 침해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시험 직전 갑자기 가산점을 최대 30점에서 4점으로 축소한 것은 수험생들이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며 “합격기준에 대한 수험생들의 신뢰를 크게 무너뜨린 것으로 헌법상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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