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와 물가상승의 이중고 속에 소비자들의 경기 체감도도 급격히 식고 있다. 올 2분기 체감지수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달 2∼13일 전국 30개 도시 2,374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5일 발표한 '2분기 소비자동향조사(CSI) 결과'에 따르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86)가 1분기(105)보다 19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번 결과는 2000년 4분기(86)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이며 특히 전분기 대비 하락폭은 1997년 3,4분기(101→77) 때 24포인트 급락 이후 가장 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 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합해 도출하는데, 지수가 100 아래면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나아졌다는 응답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6개 분야 모든 체감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1분기 81에서 67로, 생활형편전망 역시 93에서 72로 떨어져 현재와 미래 생활형편 모두를 비관적으로 봤다. 가계수입전망과 소비지출전망 지수도 전분기보다 각각 11포인트씩 하락한 87과 102를 나타냈다.
특히 현재경기단판 지수(40)는 1분기(66)보다 26포인트나 떨어졌고 향후경기전망 지수(52)도 1분기보다 44포인트 급락해 경기에 대한 판단이 싸늘해졌다. 반면, 물가와 금리수준 전망지수는 각각 11포인트와 10포인트 상승한 159와 117을 기록,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욱 늘 것으로 봤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물가상승과 고용부진 등으로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가계사정 및 경제상황도 어려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소비지출의 경우 의류비, 외식비, 여행비 등의 항목에서 우선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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