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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우병 불안 부추기는 원로의 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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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우병 불안 부추기는 원로의 언행

입력
2008.06.25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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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식과 덕망, 경륜을 갖춘 원로의 말과 행동은 국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국가가 위기에 처하거나 반목과 갈등이 심할수록 곧고 바른 발언은 국민적 통합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오랜 경륜이 축적된 언행이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근거가 없는 말과 글로 세상을 혼탁하게 하는 무리들과는 품격이 다르다.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의 언행은 촛불집회로 국정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원로의 행동과 책임이 무엇인지 생각케 한다. 김 전 장관은 5월 5일자 시민사회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인간 광우병환자 25만~65만 명이 치매환자로 은폐돼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예일대와 피츠버그대 의학 팀이 수행한 실험 결과라는 것이다.

4월 초에는 미국 처녀(아레사 빈슨)가 광우병에 걸려 황천길을 떠났다고 지적했다. 표현도 점잖지 못하다. 추가협상에 대해서는 한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교통상부가 국민과 이명박 대통령을 기만하고 있다”며 “입만 열면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하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그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광우병 문제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나 사실에 입각해 발언해야만 신뢰와 존경을 얻을 수 있다. 예일대와 피츠버그대의 실험 결과라며 미국 인간광우병 환자 65만명이 치매환자로 둔갑해 죽었다고 단정한 것은 지나친 견강부회다.

세계 의학계가 치매환자(CJD)와 인간광우병환자(vCJD)는 다른 것으로 구분하는데도 이 둘을 동일시한 것은 사실 왜곡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처녀가 광우병으로 사망했다고 단정지은 것도 사려 깊지 못했다. 미 보건당국은 최근 인간광우병이 사인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근거 없는 의혹이나 추정으로 불안심리를 키우는 것은 책임 있는 언행이 아니다. 그렇잖아도 캐나다에서 광우병 소가 추가로 발견돼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가적 위기를 맞아 모든 이들의 책임 있는 언행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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