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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토부의 속 보이는 오버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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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토부의 속 보이는 오버액션

입력
2008.06.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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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5시30분 과천 정부청사 내 국토해양부 기자실. 기자 대부분이 빠져나가 썰렁하기까지 한 기자실에 강모 교통정책실장을 비롯한 7~8명의 국토부 직원들이 "긴급 해명 기자회견이 있다"며 들이닥쳤다. 해명 내용인 즉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관리ㆍ운영하는 대중교통 정보시스템인 '알고가' 사이트에 사찰 위치 및 명칭이 일부 누락됐는데 고의가 아니라 운영자의 단순 실수였다는 것. "버스조합이 운영하는 사이트의 사소한 실수까지 국토부가 나서서 해명을 해야 하나"는 기자들의 힐난성 질문이 터져 나왔고, 이 간부는 "청와대가 불교계 쪽에 워낙 예민해서 행여 오해가 있을까 봐…"라며 말끝을 흐렸다.

최근 국토부의 오버액션은 이뿐 만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었던 19일 오후. 이 대통령이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있은 직후 불과 2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토부는 산하의 대운하사업준비단을 즉각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개월 여 동안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추진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에 단 한번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던 국토부. 대다수 기자들은 이런 국토부가 이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신속히(?)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국토부 답지 않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요즘 청와대에서 인적 쇄신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단행된 청와대 수석에 이은 내각 개편 리스트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이름도 적잖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가의 건설ㆍ교통ㆍ해양을 총괄하는 거대 부처에 걸맞게(?) 그간 굼뜬 행정처리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던 국토부가 최근 일련의 업무처리에서 전에 없이 신속하고 민감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파업으로 정치권 심기를 건드린 정 장관이 이번 내각 개편에서 살아 남기 위한 나름의 몸부림에 나섰다"는 해석에 내놓을 해명이 궁금하다.

송영웅 경제부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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