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이후 최상의 밀월관계를 구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자원개발 문제에서 만큼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루크오일사는 23일 자신들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카자흐스탄 투르가이 석유사의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측 지분을 ‘법대로’ 강제 인수하겠다고 밝혀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환구시보(環球時報)가 24일 보도했다. 매장량 1억 7,000만톤의 유전 개발권을 갖고 있는 투르가이 석유회사의 지분 분포는 루크오일과 CNPC가 각각 50%이다.
루크오일측의 이 같은 선언은 양측간에 한 차례 법적 분쟁을 거친 뒤 나왔다는 점에서 최후통첩과 다름없다.
이번 갈등은 중국 CNPC가 2005년 가을 투르가이의 지분 50%를 갖고 있던 카자흐스탄 석유공사를 41억 8,000만달러에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중국측이 뒤늦게 끼어들자 루크오일은 “투르가이에 투자할 당시 지분 변동이 있을 경우 루크오일이 우선 매입권을 갖는다는 약정을 체결했다”며 이 문제를 스톡홀름 상사 재판소에 제소했다. 상사 재판소는 2006년 10월 “약정대로 루크오일의 우선 매입권이 인정된다”며 러시아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후 중국 CNPC는 루크오일에 상응한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1년 이상 협상을 진행했지만 루크오일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루크오일과 CNPC 모두 정부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갈등은 양국 정부간 갈등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또 시베리아 송유관의 중국 지선 설치 공사를 놓고 갈등 중이다. 러시아측이 대중 수출 원유의 가격인상을 요구하면서 시베리아에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으로 연결되는 송유관 연결 공사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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