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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종전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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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종전협정

입력
2008.06.25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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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처럼 어처구니없는 게 없다. (싸움의 원인이 누가 보기에도 명백한-법정에서 당장 이혼을 허락해줄 만한-경우는 논외로 하자!) 별 이유도 없이 싸운다. 물론 남편과 아내는 각각 싸우지 않고는 못 배길, 분명한 까닭이 있다고 웅변할 것이다. 하지만 제3자가 들으면 “뭘 그런 걸 가지고 시끄럽게 소란이야, 빨리 칼로 물 베셔”일 테다.

그래도 말로 싸우는 부부는 다행이다. 몸으로 싸우는 부부는 상당한 재산 피해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싸움이 반복되다 보면, 모든 걸 걸고 크게 한 판 하게 된다. 막가보는 것이다. 결과는 이혼과 재산분할인데, 부자는 그나마 괜찮겠지만, 서민은 서로 간에 막대한 피해와 상처를 안은 채 각자 먹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 테다. (그래서 이혼도 있는 사람들이나 한다는 것이다!)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아이다. 전쟁은 부부싸움이 아니다.

그 옛날의 전쟁 때 남북이 초토화 되고 무수히 많은 사람이 죽었다. 지금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반도는 지도상에서 사라진다고 봐야 된다. 전쟁 때 처절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분들이 할아버지가 되었다. 너무 오래돼서 그런 건가? 전쟁을 부부싸움처럼 우습게 아는 이 분위기는? 어서, 종전협정부터 맺자.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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