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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조강지처클럽'/ 비호감 남편 열전… 중년 女心 "남자들이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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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조강지처클럽'/ 비호감 남편 열전… 중년 女心 "남자들이란" 공감

입력
2008.06.2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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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50대 중ㆍ장년층을 위한 '중년 타임' 시간대로 굳어진 주말 오후. SBS <조강지처클럽> (오후 9시55분)이 여성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소위 '비호감 남성' 캐릭터를 그리며 중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부부의 이혼 사례를 다룬 재구성 드라마 <부부 클리닉> 의 종합판처럼 비현실적이고 과장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불륜에 얽힌 인간 군상을 철저하게 여성의 시각에서 적나라하게 표현하며 중년 여성들의 가려운 속내를 긁어준다는 평가다.

<조강지처클럽> 은 비호감 남성의 캐릭터를 한꺼번에 총출동 시킨 대표적인 드라마다. 조강지처인 두 친구 복수(김혜선)와 화신(오현경)을 중심으로 등장하는 네 남자는 모두 책임과는 거리가 멀다.

복수의 아버지 한심한(한진희)과 시아버지 이화상(박인환)은 가정 경제를 돌보지 않고 '아버지'라는 껍데기만 두른 채 큰소리만 치고 살아온 무능한 구시대 남성상을 대변한다. 나이 들어 몸이 불편해지고 오갈 곳 없어지자 본처나 이혼한 며느리에게 의탁하는 '못난 아버지'다.

한심한과 이화상의 아들 세대는 가정생활 뿐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사랑에도 철저하게 무책임하다. 한원수(안내상)는 다른 여자와 살겠다며 아내 화신을 집에서 내쫓았으면서도 아내에게 젊고 유능한 남자 친구가 생기자 뒤늦게 아내의 사랑을 갈구하며 집착한다.

이기적(오대규)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옛 애인 정나미(변정민)를 내치고, 교수 자리를 얻기 위해 새로운 여자에게 접근할 정도다. 시청자들이 이들 남성 캐릭터의 행동에 공분하는 이유는 불륜으로 가정을 깬 것뿐 아니라 자신이 택한 사랑에서조차 무책임한 모습 때문이다.

<조강지처클럽> 의 문영남 작가는 전작( <장및빛 인생> 2005년)에서 헌신적인 조강지처를 박대하는 비호감 남편상을 그린 데 이어 이번엔 아내의 시각에서 나아가 여성의 눈으로 남성의 이중적이고 이기적인 단면을 비틀고 있다. 드라마가 불륜을 저지른 여성인 모지란(김희정)과 복분자(이미영)에게 각각의 사연을 덧씌운 것도 이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서 지란은 전처에게 마음이 쏠려 자신을 박대하는 원수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떠나지 못하고, 분자는 친아들 곁을 맴돌기 위해 후처로 살아간다. 여성적인 시각을 보인 이 드라마가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결혼 제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비호감 남성 캐릭터들을 나열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중ㆍ장년 여성 시청자를 타깃으로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잠재된 억압을 풀어주는 이야기 구조로 인기를 끌었지만 복수와 화신으로 대변되는 두 여성이 또다시 가족과 결혼이란 울타리 안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습으로 회귀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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