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초상집’에서 ‘경사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중도하차 했던 전임 CEO들이 결과적으로 영전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직원들은 요즘 “전화위복도 이런 전화위복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의 금융공기업 CEO물갈이 방침에 따라 박병원 전 우리금융회장과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이 최근 옷을 벗었다. 취임 1년을 겨우 넘긴 CEO를, 더구나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동시에 낙마하게 되자, 은행 내에선 “해도 너무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고 경영상 대과도 없었는데 단지 과거 정권에서 임명됐다는 이유만으로 중도하차 하게 된데 이어 “허탈하다” “안타깝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한 달도 못돼 분위기는 확 반전됐다. 우선 금융계 은퇴까지 거론됐던 박해춘 전 행장이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으로 발탁됐기 때문.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수백조 재산을 관리하는 막중한 자리로, 경영합리화와 자산운용능력 제고가 절실한 이 곳에서 그의 ‘해결사’적 기질이 또 한번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이어 박병원 전 지주회장이 지난 주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경제수석으로 전격 발탁됐다. 더구나 종전 경제수석과 달리, 사회 교육 복지분야까지 책임지는 청와대 정책팀장의 중책까지 맡게 됐다.
우리금융은 지주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부 출신 회장(이팔성씨)과 행장(이종휘씨)을 맡게 돼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아쉽게 물러났던 전임 회장과 행장까지 결국 영전하게 되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반응들이다. 한 은행간부는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민유성 신임 산업은행총재도 우리금융 부회장 출신”이라며 “이러다가 금융계에 ‘우리 전성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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