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나자마자 마음을 비우고 고향에 내려왔는데, 수석 합력이라니 믿기지 않아요. 앞으로 지구온난화와 황사 같이 초국가적인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일해 보고 싶습니다.”
2008년 외무고시에서 최고득점자(74.22점)로 합격한 박꽃님(25ㆍ여ㆍ연세대 경제학과 4년 휴학)씨는 수석의 영광에 아직도 의아해 했다.
외교관의 꿈은 2005년 스페인 어학연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교관을 희망하기 전까지 막연히 변호사 같이 남들이 선호하는 직업을 얻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스페인에서 국제 문제에 능통한 일본인 외교관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는 외교관을 천직으로 삼아야겠다 다짐했어요.”
물론, 그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지난해 1차 시험에서 떨어진 후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의 생활은 견디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후배들에게 “실패에 연연하지 말고 먼저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독였지만, 자신을 향한 주문이기도 했다.
당찬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지구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환경 문제는 더 이상 한 국가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힘든 상황까지 왔다”며 “국제기구를 통해 지구온난화와 황사 문제처럼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문제에 외교관으로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님께 좋은 선물을 드려 기쁘다는 그는 “집안이 온통 잔치 분위기라 정신이 다 없다”면서도 “본격적으로 외교관이 되기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참”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23일 2008년 외무고시 최종합격자 35명을 확정, 발표했다. 총 1,550명이 지원해 44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합격자 가운데 여성이 65.7%인 23명으로 지난해(67.7%)에 이어 여성 강세가 두드러졌다.
김응서 인턴기자(서울대 외교학과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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