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가로서 한국에 산다는 건 커다란 특권입니다. 아름다운 전통과 좋은 소재가 아주 풍부한 곳이라 공예가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 살고 난 이후에야 소재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부인인 금속공예가 리사 버시바우(53) 여사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다음달 9~22일 개인전을 갖는다. ‘경계 허물기-장신구와 오브제’라는 제목으로 브로치와 목걸이, 퀼트, 한지드레스 등 100여점의 공예작품을 선보이는, 한국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23일 서울 정동 미대사관저 내 작업실에서 미리 작품을 공개한 버시바우 여사는 “이번 전시는 한국과 3년에 걸친 한국에서의 경험에 관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관의 아내로서 공예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 사회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공예가라는 직업은 대사 부인으로서 해외에서도 일을 할 수 있고, 예술을 통해 남편의 커리어를 돕는 파트너도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남편도 제 작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있죠.”
미국 코네티컷 칼리지를 졸업한 후 워싱턴 D.C.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버시바우 여사는 알루미늄이나 아크릴 같은 산업재와 다양한 비귀금속을 소재로 현대적인 장신구와 공예작품들을 만들어왔다. 금속공예와 섬유공예를 병행해온 그의 작품엔 늘 부임지의 특색이 반영되는데, 이번 전시에는 한지를 이용한 종이드레스와 한글모양을 패턴화한 퀼트 작품 등이 눈길을 끈다.
“한국에 살면서 한지를 새롭게 발견한 것은 제게 아주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한지와 점점 더 사랑에 빠지고 있어서 앞으로의 작업은 한지 중심으로 나아갈 것 같아요.” 9월쯤 임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갈 것 같다는 버시바우 여사는 “미국에서도 사용하기 위해 한지를 많이 가져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소회에 대해서도 물었다. “글쎄요. 촛불 시위는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에 존중해요.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은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제가 날마다 먹고 있고, 아주 맛있어요.”
버시바우 여사는 다음달 21일 오후3시 전시장에서 금속공예에 관한 특강도 갖는다. (02)734-0458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