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한마리 값이 두달새 80만원이상 떨어졌어요.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한우 사육농은 죽게 생겼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둘러싼 기나긴 사회적 공방에 한우 사육농가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광우병 불안에 대한 정부의 늑장 대처가 쇠고기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한우 마저 소비량이 크게 줄고 산지 소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한우 사육농 사이에서는 "사육농가 절반 이상이 구조조정 될 것"이라는 소문이 횡행할 정도다.
충북 청원에서 소 200두를 사육하고 있는 이종문(44)씨는 "5월초부터 산지 소값이 크게 떨어져 농가에서는 투매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며 "쇠고기 소비 감소에다 소 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개월수를 채우지 못한 어린 소까지 내다파는 농가들이 허다하다"고 한숨 지었다.
대형마트의 한우 판매량 급감은 한우 사육농들의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집계에 따르면 4월만 하더라도 전년 동기대비 8.8% 신장률을 보였던 한우는 5월 마이너스 6.5%를 기록했고, 이달에는 마이너스 12%로 더 떨어졌다. 3월 대비 매출 증감율도 4월 98.9%, 5월 92%, 6월 88%로 갈수록 낙폭이 커지고 있다.
소비량 감소는 곧바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우 등심 2등급 기준 100g이 4월 첫째주 6,150원, 5월 첫째주 5,950원, 6월 첫째주 5,850원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호주산 쇠고기는 1,980원으로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산지 소값은 더 떨어졌다. 통상 600kg짜리 황소 한마리가 kg당 7,000~7,200원이었으나 현재는 6,000원선에 판매된다. 두당 80만~100만원까지 값이 폭락했다.
경기 수원축협 영업담당 이경욱씨는 "한우도 광우병에서 자유롭지않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지난해 동기대비 도축률이 30% 가까이 줄었고, 소비 마저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특히 사골 꼬리뼈 등은 지난해 평균 재고율이 10톤이었는데 최근엔 100톤 가까이 쌓여있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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